1988년 군 비판 칼럼 쓴 기자 습격받은 사건
黃, 출입 기자 오찬 자리에서 발언..파장 확산
야권, 경질 촉구 한목소리..고민정 “몰지성적”
韓 “맥락·경위 모르지만, 부적절한 발언 같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출입 기자 오찬 자리에서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은 1988년 군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기자가 당시 군 정보사령부 소속 군인들로부터 흉기 습격을 받은 사건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황 수석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발언의 맥락이나 경위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부적절한 발언 같다”고 말했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사진=뉴시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사진=뉴시스>

◆ 대통령실 수석, ‘정보사 회칼 테러’ 언급

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고민정 의원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 수석의 해임을 촉구했다.

앞서 MBC는 전날(14일) 기자들과 식사를 하던 황 수석이 MBC 기자에게 “잘 들으라.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MBC 기자가 황 수석에게 “왜 MBC에게 잘 들으라고 했는가”라고 질문하자, 황 수속은 “농담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1988년 군 정보사령부 소속 현역 군인들이 상관의 명령을 받고 군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오홍근 기자에게 흉기를 휘두른 ‘정보사 회칼 테러’를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고 의원은 “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MBC를 상대로 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충격적인 협박”이라며 “황 수석은 뒤늦게 ‘농담’이라고 둘러댔지만, 농담으로라도 결코 입에 올릴 수 없는 망언”이라고 각을 세웠다.

이어 “황 수석의 망언은 한편으로는 평생 군사독재 및 족벌언론과 맞서 싸우다 지금은 고인이 된 오홍근 기자를 능욕하는 반역사적이고 몰지성적 발언”이라며 “황 수석은 MBC와 오홍근 기자의 유가족에게 석고대죄하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황 수석에 대한 즉각적인 경질을 촉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후 광주시 남구 광주실감콘텐츠큐브에서 입주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후 광주시 남구 광주실감콘텐츠큐브에서 입주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한동훈 “발언 맥락 모르지만 부적절한 듯”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 역시 SNS를 통해 황 수석의 경질과 함께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게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기자 앞에 두고 할 농담인가”라며 “황 수석 본인도 언론인 출신인데, 그 말이 위협으로 들릴지를 판단하지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권 입맛에 안맞으면 회칼로 찌르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실의 언론관인가”라며 “황상무 수석은 즉각 사표 쓰라”고 압박했다.

황 수석은 KBS 기자 출신으로 ‘뉴스9’ 앵커를 지냈으며 20대 대선 당시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언론전략기획단장을 역임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도 SNS에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될 언론인 테러를 언급하며, 언론들을 겁박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즉시 황상무 수석을 해임하고 언론과 국민에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광주 남구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제가 발언의 맥락이나 경위는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도 “발언 내용으로 보면 부적절한 발언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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