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주호주대사 임명, 黃 ‘회칼 테러’ 언급 논란
총선 20여일 앞두고 여당 최대 리스크로 부상
국힘 한동훈, ‘李 즉각 귀국·黃 자진 사퇴’ 요구
與 요구에 선 그은 대통령실..갈등 재점화될까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 대사 임명,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언급 사태가 22대 총선을 20여일 앞둔 여당의 최대 리스크로 부상했다. 

이에 국민의힘 내에서는 관련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이 전 장관에 대한 즉각 소환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황 수석에 대해선 사실상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이 전 장관의 귀국과 황 수석의 자진 사퇴에 선을 그으며 해당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를 택한 상황.

이에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당정갈등이 재차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사진=뉴시스>

◆ 대통령실, 이종섭 자진 귀국 요구 일축

18일 오전 대통령실은 입장문을 내고 ‘도피성 출국’ 논란이 불거진 이 전 장관의 자진귀국 요구를 일축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사는 공수처의 소환 요청에 언제든 즉각 응할 것”이라면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사 준비가 되지 않아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잘라말했다.

총선을 앞두고 이 전 장관과 관련된 논란이 확산하면서 여당 내에서는 이 전 장관의 자진 귀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1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장관 사태에 대해 “공수처는 즉각 소환을 통보해야 하고, 이종섭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야권이 ‘수사 회피’ 논란을 집중 제기하고 있는 이 전 장관에 대해 공수처의 소환 통보와 함께 귀국 필요성을 거론한 것.

윤석열 정부 홍보수석 출신인 김은혜 경기 성남 분당을 후보 역시 같은 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이종섭 호주대사는 즉시 귀국해 공수처 조사에 임하시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이어 “도주 우려가 없다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공수처의 수사 일정을 조사대상자에게 맞출 순 없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함운경 서울 마포을 국민의힘 후보 등 수도권 지역 중심 후보 9명은 지난 주말 이 전 장관의 자진 귀국을 촉구하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 ‘황상무 자진 사퇴’ 요구에 선 그은 용산

아울러 대통령실은 오늘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황 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언급에 대해 사실상 첫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과거 정권들과 같이 정보기관을 동원해 언론인을 사찰하거나 국세청을 동원해 언론사 세무사찰을 벌인 적도 없고, 그럴 의사나 시스템도 없다”고 전했다.

이어 “언론의 자유와 언론기관의 책임을 철저하게 존중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국정철학”이라며 “특정 현안과 관련해 언론사 관계자를 상대로 어떤 강압 내지 압력도 행사해 본 적이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여당에서 분출된 ‘황 수석 자진 사퇴’ 요구에 대통령실이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황 수석은 이달 14일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MBC 기자에게 “잘 들으라.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황 수석은 16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한 비대위원장은 다음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역시 오늘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황 수석의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김 비대위원은 황 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에 대해 “정말 놀랐다”며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있어 흑역사를 거론하면서 일종의 겁박하는 행위이지 않느냐”고 직격했다.

이어 “대단히 부적절하다.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 저는 한동훈 위원장의 입장과 동일하다”며 “대통령실이 어떤 결정을 내리기 이전에 본인 스스로 거취를 분명하게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