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이철규, 국민의미래 비례 공천에 문제제기
韓, ‘이종섭·황상무 논란’ 놓고도 기존 입장 고수
국힘 후보들, 韓에 힘싣기..총선 앞 커지는 우려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4·10총선이 22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제2차 윤-한 갈등’이 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 대사 임명,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언급 사태와 관련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물러서지 않고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 공천 명단과 관련해 국민의힘 내 친윤(친윤석열)계가 공개적인 비판을 내놓으며 갈등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이 올해 1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을 놓고 충돌한 데 이어 총선을 목전에 두고 당정 갈등이 재차 불거질지 이목이 쏠린다.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與, ‘이종섭·황상무’ 이어 비례 놓고도 파열음

19일 한 비대위원장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로부터 ‘비례대표 관련해서 당내 잡음이 나오고 있다’는 질문을 받았다.

한 비대위원장은 “일각에서는 ‘사천(私薦) 프레임’을 씌우던데, 지역구 254명과 비례대표 공천 명단 중에서 단 한 명이라도 제가 추천한 사람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제 친분을 가지고 들어간 사람도 없다”며 “자기들이 원하는 사람, 추천하는 사람이 안 됐다고 해서 그걸 사천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친윤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18일) SNS를 통해 국민의미래 비례 공천 결과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비례대표를 두 번 배려하지 않는다는 관례는 깨지고, 당을 위해 헌신한 사무처 당직자는 당선권에 한 명도 못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비대위원을 지낸 현역 비례 김예지 의원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또한 이 의원은 “호남이라는 험지에서 보수의 기치를 들고 헌신해 온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의 배제와 후순위 배치도 실망의 크기가 작지 않다”며 “눈이오나 비가오나 문 정권에 저항하며 당을 위해 헌신해온 동지들이 소외된데 대해 당 지도부는 후보 등록일 전까지 바로잡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는 윤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주기환 전 광주시당 위원장이 당선권 밖 순번에 배치된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례 24번에 배치된 주 전 위원장은 같은 날 비례대표 순번에 반발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당선 안정권 이내의 호남 대표로는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유일하다.

이 의원의 이같은 비판을 놓고 한 비대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왼쪽부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사진=뉴시스>

◆ 與 수도권 후보들, 한동훈에 힘 싣기

이같은 상황에서 한 비대위원장은 이 전 장관의 조속한 국내 복귀와 황 수석에 대한 거취 결단을 촉구한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종섭·황상무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일축하는 듯한 입장을 냈다’는 지적에 “국가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 선거를 앞두고 민심에 더 민감해야 한다는 제 생각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국민께서 소모적인 정쟁으로 총선 앞에서 다른 이슈보다 이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정리해야 된다는 필요성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제가 말씀드린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 비대위원장의 이같은 답변은 총선을 앞두고 ‘이종섭·황상무 리스크’가 수도권·중도층 민심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내에선 수도권 총선 후보들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원장에게 힘을 싣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4선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인천 동구미추홀을)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천장 수여식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들어 수도권 민심이 아주 심각할 정도로 돌아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여러 억울한 점이 있다. 이종섭 대사 억울함이 있고, 황상무 수석 억울하다”면서도 “(그러나) 정말 억울한 상황이 있어도 정치는 기본적으로 인식의 게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도권 승리를 위해선 반드시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내어주고 상대의 뼈를 자른다)해야 한다”며 “대통령실에서는 민심의 따가움을 아직 인식 못 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서울 중구·성동구 갑에 출마한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 역시 국회에서 기자들로부터 ‘이 전 장관, 황 수석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입장 변화가 없는 것 같다’는 질문을 받자 “나라의 미래와 대통령을 위해서,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두 분의 자발적인 사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총선에 출마한) 후보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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