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부임 위해 출국한 지 11일 만에 입국
당정 갈등 해소국면 들어갔다는 평가 나와
여야 불문 李 사퇴 요구..후폭풍 이어질 듯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된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귀국했다. 호주 부임을 위해 출국한 지 11일 만이다. 

이 대사는 자신과 관련된 모든 의혹을 재차 부인하며, 체류하는 기간 동안 공수처 일정 조율이 잘 돼 조사받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사의 귀국으로 당정 갈등이 해소 국면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그러나 야권과 여권 일각에서 이 대사 사퇴 요구가 계속되며 ‘용산발 리스크’의 후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 이종섭 대사, 출국 11일 만에 귀국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이 대사는 21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대사는 취재진으로부터 ‘사의표명할 생각이 있는가’ ‘공수처 조사 일정은 어떻게 되나’ 등의 질문을 모두 들은 뒤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와 관련해 제기됐던 여러 가지 의혹들에 대해서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서 그러한 의혹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임시 귀국한 것은 방산협력과 관련한 주요국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라며 “체류하는 기간 동안 공수처와 일정 조율이 잘 돼서 조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향후 일정과 관련해서는 “다음 주는 방산 협력과 관련한 업무로 상당히 일이 많을 것 같다”며 “그다음 주는 한-호주 간 계획돼 있는 외교부 장관, 국방부 장관 2+2 회담 준비와 관련한 업무를 많이 하게 될 거다. 그 업무에 충실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대사의 귀국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간의 갈등 조짐은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국민의힘 내에서는 ‘도피성 출국’ 논란이 불거진 이 대사에 대한 귀국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듭 분출됐다.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가운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가운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 국힘 내에서도 李 사퇴 촉구 목소리

‘이종섭 리스크’가 수도권·중도층 민심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마저 “공수처는 즉각 소환을 통보해야 하고, 이종섭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여권 일각에서도 이 대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사에 대한 임명 철회와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애초부터 호주대사에 임명돼서 출국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정부여당이 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나빠지니, 선거에 불리하다고 판단해 급히 귀국시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대사는 수사 외압의 핵심 피의자이며 대통령실이 부당한 수사 외압을 했는지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라며 “공수처는 이 대사를 빠른 시일 내에 수사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3선 중진인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오전 SNS에 글을 올려 이 대사의 사퇴를 압박했다.

김 의원은 “이종섭 대사의 귀국이 여론무마책이 아니라 사태 해결의 시발점임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며 “귀국 즉시 사퇴하고, 민간인 신분으로 철저하게 수사받아야 한다. 계급장 떼고 수사받는 게 국민 눈높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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