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당 비례 지지율, 국힘·민주당 위성정당 위협
민주당 지지자 49.9%, 비례 투표서 조국당 선택
흥행 배경, ‘검찰 독재 정권 타도’ 내건 선명성
최병천, TK 상승세에 “중도층 일부 합류로 봐야”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22대 총선이 1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거세다. 비례정당 지지율에서 선전하는 등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을 위협하며 이번 선거 표심을 뒤흔들 최대 변수로 급부상한 것.

실제 조국혁신당은 더불어민주당 주도 범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지지율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민주당 지지자의 49.9%가 비례정당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선택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특히 조국혁신당은 총선의 캐스팅보트를 쥔 중도층으로부터 높은 지지율을 얻으며 ‘보수의 본진’인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분위기.

정권심판론이 총선의 뜨거운 감자로 자리잡은 가운데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 타도’를 기치로 내건 선명성이 조국혁신당 질주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21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하트조형물 앞에서 시민들을 만나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21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하트조형물 앞에서 시민들을 만나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200억 펀드 달성·지지율 상승 ‘조국 돌풍’

4·10 총선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고 정당별 기호가 확정되자 이와 관련된 각종 패러디 이미지들이 양산되고 있다.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정당은 단연 조국혁신당이다.

27일 SNS 및 각종 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면, 정당 기호 9번을 배정받은 조국혁신당의 지지자들은 ▲다만 악에서 9하소서 ▲DIOR(디올) 말고 9UCCI(디올 말고 9찍) 등의 문구와 조국 대표의 이미지를 합성해 게재하고 있다.

‘다만 악에서 9하소서’는 2020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 제목을 패러디한 문구. 이는 윤석열 정부 등으로 부터 조국을 구하다, 어지러운 정치 속 조국을 뽑아라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디올 말고 9찍’은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디올백 수수 의혹을 저격하며 기호 9번인 조국혁신당에 투표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 대표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이미지를 공유하며 “누가 만드셨을지?”라고 반응했다.

앞서 조 대표는 이달 23일 조국혁신당 기호 9번이 확정되자 SNS에 글을 올려 ‘조국을 9하자!’ ‘나라를 9하자!’ 등 여러 구호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지지자들은 ‘나라를 9하는 9회말 9원투수’ ‘검찰독재 9속도로:윤석열 특검, 김건희 특검, 한동훈 특검’ 등의 패러디 이미지를 만들며 호응했다. 

지지세는 조국혁신당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26일) 오후 2시 조국혁신당이 출시한 ‘파란불꽃 펀드’는 모금 시작 1시간만에 목표치의 4배인 200억원을 달성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당초 계획은 50억원을 모금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순식간에 200억원을 채워 급히 마감했다”며 “가입하지 못한 당원 및 지지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난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파란불꽃 펀드’는 총선 이후 보전 받는 선거비용을 이용해 펀드 가입자들에게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비례정당은 비례투표에서 3% 이상 득표할 경우 법정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다.

조국혁신당의 지지자들이 제작한 패러디물.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및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SNS 갈무리>
조국혁신당의 지지자들이 제작한 패러디물.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및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SNS 갈무리>

◆ 민주당 지지자 49.9%, 비례 지지 조국당 선택

지역구 후보는 내지 않은 조국혁신당은 현재 비례정당 지지율에서도 상승세를 기록하며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을 위협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의 의뢰를 받아 이달 21~22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22대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을 뽑겠다는 응답은 27.7%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지지율은 29.8%, 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지지율은 20.1%였다. 조국혁신당 비례 지지율이 국민의미래 지지율과 오차범위 내 경합을 벌이는 동시에 더불어민주연합 지지율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는 것.

이번 리얼미터 3월3주차 조사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조국혁신당은 선거의 캐스팅보트를 쥔 중도층으로부터 33.1%의 지지율을 얻었다. 같은 조사에서 중도층의 더불어민주연합 지지율은 19.3%, 중도층의 국민의미래 지지율은 26.3%였다.

조국혁신당의 중도층 지지율이 더불어민주연합의 중도층 지지율보다 13.8%p 높은 결과를 얻었다는 사실에 이목이 쏠린다. 중도층까지 흡수해 제1당을 노리고 있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해당 조사에서는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이들의 49.9%가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찍겠다는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지지자들 중 비례 정당 투표에서 더불어민주연합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이보다 8.8%p 낮은 41.1%였다. 

이는 해당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자의 72.6%가 국민의미래에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몰빵’ 행보와 비교되는 추세이기도 하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운데)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권력기관 개혁’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최병천 “조국당, TK 소극적 민주당 지지층 흡수”

조국혁신당이 ‘보수의 본진’인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선전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이번 리얼미터 3월3주차 조사에서 대구·경북 지역 거주자들 중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선택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20.1%였다.  

한 주 앞선 3월2주차 리얼미터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는 조국혁신당의 대구·경북 지지율이 12.9%였다. 한 주 만에 7.2%p의 상승세를 보인 상황.

조국혁신당이 대구·경북 지역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는 추세는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갤럽의 3월3주차 자체 여론조사(이달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비례대표 정당 투표 시 어느 정당을 선택할지 물은 결과, 조국혁신당의 대구·경북 지역 지지율은 20%였다.

한 주 전인 3월2주차 갤럽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대구·경북 지역의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7%였다. 갤럽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의 대구·경북 지역 지지율이 한 주 만에 13%p의 상승세를 보인 것. 

(* 리얼미터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 갤럽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같은 추세와 관련해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경제성장연구소 소장은 <공공뉴스>와의 통화에서 “대구·경북에서 국민의힘·민주당 모두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중도층 일부가 조국혁신당에 합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대구·경북의 소극적 민주당 지지자, 즉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이지만 민주당에도 비판적이었던 지지층을 조국혁신당이 흡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국혁신당 선전의 원인으로는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 타도’를 정면에 내세운 선명성이 지목된다. ‘한동훈 특검법 발의’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등의 공약을 제시하며 한 가지 의제만을 앞세운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통했다는 것.

또한 “너거들 쫄았제” “고마 치아라” 등 조 대표의 거침없는 유세장 발언도 화제가 되며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용산발 ‘이종섭·황상무 리스크’가 이어지며 조국혁신당이 더욱 탄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상 밖 지지율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조국신드롬’이 투표장까지 뒤흔들지는 미지수다. “디올 말고 구(9)찍”, “다만 악에서 구(9)하자”라는 조국 지지자들의 바램처럼 유권자들 역시 대한민국을 구할 인물을 찾고 있는 까닭이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