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유총연맹 행사서 사실상 전임 정권 맹비난
“유엔사 해체하는 종전 선언 노래부르고 다녔다”
민주당 강력 반발 “극우 그 이상의 발언만 늘어놔”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자유총연맹 창립기념행사 축사를 통해 사실상 전임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맹비난해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反)국가 세력들’이 핵 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 선언을 노래부르고 다녔다고 일갈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자신이 취임 이후 북핵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미동맹을 핵 기반으로 격상시켰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해당 축사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극우 그 이상의 발언’이라며 ‘윤 대통령이 점점 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69주년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69주년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尹대통령, 한국자유총연맹 행사 참석

윤 대통령은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제69주년 창립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한국자유총연맹은 행정안전부 소관의 안보 운동 단체다. 이번 행사는 연맹 창립 69주년을 맞아 320만 회원들의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안보 지킴이 역할을 다짐하기 위해 개최됐다.

행사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한창섭 행안부 차관(장관 직무대행),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등이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이 한국자유총연맹 창립기념행사에 자리한 것은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현재 우리는 많은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조직적으로, 지속적으로 허위선동과 조작, 가짜뉴스와 괴담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흔들고 위협하며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또, 돈과 출세 때문에 이들과 한편이 돼 반(反)국가적 작태를 일삼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며 “자유 대한민국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뜨거운 사랑을 가진 여러분께서 이 나라를 지켜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우리는 올바른 역사관, 책임있는 국가관, 명확한 안보관을 가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왜곡된 역사 의식과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 세력들이 북한에 대해 유엔 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 선언을 노래부르고 다녔다고 맹폭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전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69주년 기념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69주년 기념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사실상 문재인 정부 겨냥 맹비난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열린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이 같은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또한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종전 선언을 거듭 언급하며 그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자유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고 하거나 자유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으려는 세력들이 나라 도처에 조직과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왜곡된 역사 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 세력들은 핵 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 선언을 노래부르고 다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북한이 다시 침략해오면 유엔사와 그 전력이 자동적으로 작동되는 것을 막기 위한 종전 선언 합창이었으며, 우리를 침략하려는 적의 선의를 믿어야 한다는 허황된 가짜평화 주장이었다”며 “자유대한민국의 국가 안보가 치명적으로 흔들린 상황이었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미동맹을 핵 기반으로 격상시켰으며 자유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한 국가들과의 강력한 연대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핵 위협과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미동맹을 핵 기반으로 격상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한미일 안보 공조를 튼튼히 하고, 이를 위해 한일 관계를 신속하게 복원하고 정상화시켰다”며 “또한 전체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한 국가들과의 강력한 연대를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만 쳐다보고 중국으로부터 무시당한 우리의 외교는 국제 규범을 존중하는 5대양 6대주의 모든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하는 글로벌 중추외교로 발돋움 했다”고 부연했다.

지난 2018년 9월20일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천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t;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gt;
지난 2018년 9월20일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천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 민주당 “극우 그 이상의 발언”

한편,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대해 ‘극우 그 이상의 발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점점 이성을 잃어가는 윤석열 대통령’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전 의원은 “대통령이 좌우를 넘어 통합의 길로 가기는커녕 극우 그 이상의 발언들만 늘어놓고 있다”며 “이쯤 되면 대통령실이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듯하다”고 맹공했다.

이어 “과거 나치의 수괴들처럼 한쪽 시각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옳고 그른게 무엇인지,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을 못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일침을 날렸다.

그러면서 “야당을 마치 반국가단체, 자유민주주의의 적으로 규정하고, 내 말 안 들으면 다 적이라는 시각으로 보시니 앞으로 싸워나갈 길이 험난해 보이지만 더 가열차게 싸워나갈 명분만 더 생긴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마지막으로 “21세기 대한민국에 편협한 시각을 가진 대통령을 신격화하기 바쁜 국민의힘이 딱할 뿐”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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