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달 초 의원들에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 확실히 해달라”
이호철, 부산서 상황 관망·전해철, 예결위 간사 맡아..후방 지휘 하나

[공공뉴스=문병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재선 의원 출신으로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화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양 원장의 불출마가 공식화되자 이제 이목은 소위 문재인의 ‘3철’(전해철·이호철·양정철) 중 나머지 두 사람에게 모이고 있다.

다만 최근 문 대통령의 측근인사들과 중진 의원 다수가 사사로운 이익보다 당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선당후사(先黨後私)’의 태도로 총선 불출마 의지를 보이면서 사실상 민주당 현역진이 대폭 물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사진=뉴시스>

◆ ‘文 최측근’ 양정철·백원우 “대통령에 누가 되기 싫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17일 양 원장과 백 전 비서관은 최근 각자 개별적으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 원장은 일찌감치 주변인들에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영선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임명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해당 지역구인 서울 구로 을에 출마하길 원하는 목소리가 당내에 있어 왔다.

백 부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첫 민정비서관으로 지난 1월까지 근무하고 휴식기간을 가진 뒤 총선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백 부원장이 17·18대 국회의원을 경기 시흥 갑에서 지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양 원장과 백 부원장이 당이나 대통령에게 누가 되지 않고 총선 승리에 헌신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며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이기 때문에 괜한 분란 대신 질서정연하게 당이 갈 수 있게 선당후사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8월 당 대표로 당선된 뒤 2020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8월 당 대표로 당선된 뒤 2020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진=뉴시스>

◆ 이미 예고됐던 민주당의 ‘대폭 물갈이’

문 대통령의 측근인 두 사람이 백의종군의 태도를 보이면서 민주당 내의 현역진이 대폭 물갈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2016년 총선 당시에도 문 대통령은 양 원장을 비롯한 이호철 전 민정수석,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친문 인사들에게 불출마하게 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도 이달 초 현역의원들에게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확실히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물갈이를 예고했다.

민주당은 각 의원실에 내년 총선 공천을 위한 20대 국회의원 최종평가 시행을 안내하면서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불출마 의원들은 객관적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문서를 제출해 달라’는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당시 “출마 의사가 없는 사람은 굳이 평가할 필요가 없으니 시행세칙에 의거해 안내한 것일 뿐이다”라며 “확대해석은 하지 말아 달라”고 언급했다.

특히 이해찬 대표가 지난해 8월 당 대표로 당선된 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컸다. 이 대표는 당시 “민주정부 20년 연속 집권을 위한 당 현대화 작업도 시작하겠다”며 현역진의 물갈이를 통해 새로운 인물을 중심으로 총선을 치루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6선인 문희상 의장(현재 무소속)과 국회의장을 했던 정세균 의원(6선)까지 불출마를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 중진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뉴시스>

◆ 문재인의 ‘3철’ 앞으로의 행보는?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소위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3철’ 중 백 원장을 제외한 이호철 전 민정수석과 전해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의 총선 출마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전 수석은 청와대 민정수석직을 그만둔 이후 중국 베이징의 한 대학에서 1년간 어학연수를 마치고 지난달 8일 귀국했다. 그는 정치권과 거리를 둔 채 상황을 관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수석은 청와대를 나온 이후로도 중국에서 사드 사태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해 민간외교관으로 역할을 자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들에 따르면 이 전 수석도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해오며 여행자나 작가로 생활하길 바랐던 것으로 밝혔다.

당 내에서는 문재인 정권 집권 2년을 맞이한 만큼 이 전 수석이 배후정치에서 벗어나 총선 전면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이 전 수석은 대신 PK 총선 전략을 짜고 인재를 발굴하는 등 후방지원에만 머물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전 수석이 정치권에 거리를 두고 있는 반면, 전 의원은 지난달 20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에 의해 예결위 간사로 지명되면서 친문연대 강화에 일조했다.

이 원내대표가 중심이 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계와 전 간사가 활동하는 ‘부엉이 모임’의 결합이 더욱 끈끈해졌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전 간사는 임명에 앞서 ‘친문’ 꼬리표가 당내에서 부정적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했지만 당내 가교 역할을 잘 수행할 것이라 판단한 이 원내대표가 거듭 설득하면서 결국 수락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전 간사가 최근 이해찬 대표의 특보단장으로 임명된 이력이 있는 만큼 전면에 나서는 대신 ‘후방지휘’에 머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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