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문병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오후 숙소인 뉴욕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긍정적인 분위기로 이끌어가고 있다.

양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 협상 진행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하면서 북미 3차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이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밝힌 만큼, 문 대통령이 북·미간의 관계를 조율하는 소위 ‘문재인 중재자 역할론’이 다시 한 번 부상할지 귀추가 모이고 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서로 친분을 강조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갔다.

먼저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번 판문점 방문은 행동으로 평화를 보여준 세계사적인 장면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상상력과 대담한 리더십이 놀랍다”며 먼저 덕담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과 나는 오랫동안 친분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많은 진전을 이뤘고, 훌륭한 무역협정을 이끌어냈다. 양국에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화답했다.

이어 두 정상은 한미 동맹 강화와 경제 협력에 대해서도 뜻을 같이 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한미 관계는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해 왔다”며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로 인해 많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방미 기회에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추가 수입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한국의 자동차 업체와 미국의 자율주행기업 간 합작투자도 이뤄지고 있는데, 이 모두가 한미 동맹을 건전하게 발전시키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 밖의 한미 동맹 발전 방안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겠다”며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오늘 회담에서 북한 관련 논의 뿐 아니라 한국의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것 같다”며 “한국은 미국산 장비의 최대 구매국인 만큼 양국 관계는 좋다고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는 핵심 의제인 북미 대화에 대해서 적극적인 의견을 내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의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일단은 지켜봐야 된다고 생각하고 개최를 사람들이 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결과를 알 수 없다”며 “앞서 두 차례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다. 제재는 계속해서 이행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북한에 억류된 인질들이 돌아왔다는 것”이라며 자국의 입장을 다소 드러냈다.

이어 “합의를 볼 수 있을지 없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아직까지는 행동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상당히 오랫동안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 관계가 아주 좋다고 할 수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가 좋다. 만약 내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북한과 전쟁 상태일 것”이라며 북미관계의 각별함을 전했다.

또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많은 국가들이 단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본인의 약속을 지켰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 또한 “3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 협상이 열리리라 기대 한다”며 “북미 실무협상이 정상회담으로 이어진다면 한반도 비핵화의 새로운 절차가 만들어지는 세계사적인 대전환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시간을 마친 뒤 비공개 회담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6시35분까지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 직후 비공개 자리에서 논의된 사항들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서 전해졌다.

고 대변인은 지난해 싱가포르 제1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두 정상은 최근 북한의 대화 재개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 정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 대변인은 “두 정상은 북미 실무 협상에서 조기에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방안에 관한 의견도 교환했다”며 “이와 관련해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해 70년 가까이 지속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할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고 대변인은 “두 정상은 한미동맹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및 안보에 핵심 축으로써 추호의 흔들림도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두 정상은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포함해 호혜적이고 포괄적인 방향으로 한미 동맹을 지속 강화시켜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합리적 수준의 동등한 방위비 분담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국방 예산 및 미국산 무기 구매 증가,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한미 동맹과 주한 미군의 안정적 주둔에 우리 정부가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이 같이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