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대 재학시절 모의재판서 전두환 보안사령관에 무기징역 선고
김대중 정부 경찰 실세 박희원 치안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수사 
‘일에 치여’ 51세 만혼, 동료 검사들에 ‘검찰총각대장-검찰총장’로 불려
‘살아있는 권력’ 가리지 않고 수사, 검찰총장직 물러나 대선주자로 우뚝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2022년 3월 치러질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제1야당 국민의힘까지 차기 대권을 노리는 대선 예비후보들이 연일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정권재창출과 정권교체라는 지상 최대의 과제를 놓고 ‘숙명의 일전’을 벌일 수 밖에 없는 여‧야는 상호 견제도 치열하지만 못지않게 대선가도에 뛰어든 여‧야 후보군의 정책전과 네거티브전도 일지감치 과열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내년 대선에는 제1야당 국민의힘 대권주자로 집권여당의 전직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이 합류해 시들했던 국민들의 정치적 관심을 다시 모으고 있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오는 20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여‧야 대선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도록 한다.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제1야당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로 손꼽히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960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태어났다. 서울 충암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9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입학했다.

윤 전 총장은 학창시절이나 사법고시 준비 시절에도 주변 경조사를 챙기는 등 ‘오지랖 넓은 면모(?)’로 인해 2차에서 낙방을 반복했다고 전해진다.

1988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를 거쳐 1991년 9수만에 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23기 출신으로 그는 박범계 법무부장관, 조윤선 전 장관, 강용석 변호사 등과 동기이다.

지난 6월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6월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9수만에 33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23기 출신

윤 전 총장은 대학 입학 이듬해인 1980년 5월 8일 서울대 내에서 진행된 모의재판에서 판사로 나서 당시 신현확 국무총리에게 사형을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기도 했다. 그는 나중에 ‘잘못된 정보로 인해 신 총리는 쿠데타 수괴로 오인했다’라며 신 전 총리에게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1994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 대구지방검찰청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96년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에서, 1997년부터 98년까지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근무하다 1999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1999년 당시 김대중 정부의 경찰 실세로 불렸던 박희원 전 치안감을 뇌물수수혐의로 수사, 검찰 소환 하루 만에 자백을 받아내고 1심에서 2년6개월 형을 받아냈다. 박 전 치안감 소환 당시 완벽하게 증거를 수집해 심문을 해 박 전 치안감이 영장실질심사도 포기 한 채 스스로 혐의를 인정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2001년 부산지방검찰청 검사로 발령받은 뒤 2002년 사표를 내고 법무법인 태평양에 변호사로 취업했다.

변호사라면 의뢰인의 허물을 안고 재판에 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윤 전 총장은 의뢰인에게 호통을 치는 일이 많아 동료 변호사들이 당황했던 있도 많았다고 한다. 결국 그는 적성에 맞지 않는 대형로펌 변호사를 그만두고 1년만에 경력직 채용 형식으로 2003년 광주지방검찰청 검사로 검찰에 복직했다.

2003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불법대선자금 수사팀 검사로 뽑혀 참여정부 측근인사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故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구속수사했다.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재직시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을 맡아 당시 정상명 검찰총장에 ‘정몽구 회장을 구속수사 해야 된다’며 사직서를 내밀어 결국 故 정몽구 회장이 구속되는 결과를 불러오기도 했다.

2008년에는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이명박의 주가조작 등 범죄혐의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실’에 파견검사로 BBK특검에 참여했다. BBK 특검 종료 후에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장이 됐다. 이듬해 대구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장, 대검찰청 범죄정보 2담당관을 맡았고 2010년 대검찰청 중수2과장, 2011년 중수1과장을 지내는 등 다수의 지방검찰청과 검찰 요직을 두루두루 거쳐 왔다.

2012년 3월 12살 연하의 부인 김건희씨와 결혼했다. 당시 51세의 나이에 초혼이라 매우 늦은 ‘만혼’을 한 셈이다. 그동안 너무 일에 신경을 쓰다보니 결혼이 늦어져 주변 검사들끼리 ‘검찰총각대장’이라는 뜻으로 검찰총장이라는 별명을 지어준 적도 있다고 전해진다.

같은 해 7월 그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별수사 제1부 부장검사의 자리에 올랐다.

2013년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장과 국가정보원 여론조작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임명된다. 윤 전 총장은 당시 수사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를 진행했지만 ‘국정원 직원들 압수수색, 체포영장 청구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사팀에서 배제됐다.

이후 그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공직선거법 위반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징역4년, 자격정지 4년을 구형했지만 결국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는 적용되지 않아 원 전 국정원장은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 받았다.

1심 판결 이후 그는 국회의 국가정보원 여론조작사건 관련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수사과정에서 외압이 심했다”라고 주장하며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공세에 “나는 조직에 충성할 뿐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어록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그는 2014년 보복성 인사로 대구고등검찰청 검사로 발령받아 지방검찰청을 전전했다. 대검 중수1, 2 과장, 중앙지검 특수 1부장이라는 요직을 거치며 검사장급의 커리어를 키웠지만 오히려 ‘퇴직코스’인 고검 검사로 발령받은 것.

당시 윤 전 총장과 함께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을 조사했던 박형철 부팀장은 한직을 전전하다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지만 윤 전 총장은 지방을 전전하며 인내의 시간을 감내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4팀장으로 합류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1월 30일 당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마련된 특검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는 윤 전 총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4팀장으로 합류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1월 30일 당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마련된 특검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는 윤 전 총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 '국정농단 특별검사팀' 수사4팀장으로 화려한 복귀 

2016년 그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팀의 수사 4팀장으로 지명되며 부활의 신호탄을 올렸다.

뇌물죄 관련 대기업 수사가 수사4팀이 맡은 분야였고 2017년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 결국 이 부회장을 영어의 몸으로 만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대법원에서 인용되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당시 윤 전 총장의 서울지검장 임명은 사법연수원 선배들을 뒤로 젖힌 인사였기에 검찰에서는 매우 파격적인 인사로 손꼽히고 있다.

2018년 국정원 상납사건과 사이버사 댓글 수사가 진행됐고 결국 같은 해 3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8월에는 사법농단 수사, 12월에는 세월호 관련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수사 등이 이어졌고 윤 전 총장은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날선 비판에 직면했다.

하지만 그는 2019년 6월 대한민국 검찰총장에 임명됐다.

2019년 7월 당시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야권 국회의원들의 반발로 인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됐지만 문 대통령은 그를 검찰총장에 임명했고 윤 전 총장은 ‘고검장을 거치지 않은 최초의 검찰총장’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43대 검찰총장이 됐다.

검찰총장 임명 직후 그는 일명 ‘조국 수사’를 진행하며 이번에는 여권과 대립하게 된다. 2019년 8월 검찰은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부로 배정된 사건을 특수부로 재배당하며 전면전에 돌입한 것.

특히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에 취임한 이후 첫 번째 사건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지만 결국 이는 여‧야의 입장을 180도로 바꾼 계기가 된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곧장 문재인 정부와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었고 2020년 11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윤 전 총장에 대해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윤 전 총장으로서는 지난 2013년 황교안 법무부 장관시절 이미 ‘1개월 정직’ 처분을 받은 바 있어 두 번째 정직처분을 받은 셈이다.

하지만 그는 사상 최초로 ‘정직처분 집행정지’를 법원에 신청, 법원이 이를 인용해 직무에 다시 복귀했다.

추미애 전 장관이 퇴임하고 박범계 전 의원이 신임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이후 지난 2021년 3월 그는 검찰총장 사퇴를 선언했고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은 사의 표명 1시간 15분 만에 이를 수리, 윤 전 총장의 26년 검찰 인생은 막을 내리게 됐다.

당초 윤 전 총장은 검사 시절 늘 정치와는 일정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지난 2020년부터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각종 여론조사서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돼 왔었다.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지난 3월 4일 이후 그의 지지율은 급상승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와 2위 자리를 넘나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지난 7월 30일 몇 개월간 제1야당을 애태웠던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차기 대선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그동안 잠재적인 야권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해왔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제1야당 국민의힘에 입당함으로써 본격적인 대선주자 행보를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 7월 30일 윤 전 총장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그동안 잠재적인 야권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해왔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제1야당 국민의힘에 입당함으로써 본격적인 대선주자 행보를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 7월 30일 윤 전 총장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국민의힘 입당, 제1야당 유력 대선후보로 떠 올라 

하지만 ‘정치초년생’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검찰총장시절부터 쌓아온 지지율을 조금씩 까먹으며 본격적인 ‘정치적 검증’의 무대를 겪고 있다. 윤 전 총장 본인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은 물론 배우자, 장모와 관련된 논란까지 쏟아지며 혹독한 ‘검증’을 거치고 있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전 총장은 ‘권력과 맞서 온’이라는 기본 이미지에 보수진영은 물론 일부 진보진영에서도 일정부분 고른 지지율을 보이면서 차기 대선주자로의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일찌감치 범야권의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해 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무사히 ‘검증의 시간’을 마치고 차기 대선가도를 선두에서 이끌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지만 그는 여전히 제1야당의 강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