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임명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 맹공
“탈핵위원장 했으면서 원자력 기관行..이해할 수 없다”
野의원 한목소리 질책..정의당, 국회 윤리위 제소 예정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국정감사 나흘째를 맞은 가운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감장에서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혀 깨물고 죽지”라는 발언으로 인해 파문이 일었다.
권 의원은 지난 정권 당시 임명된 피감기관장을 향해 사퇴를 종용하며 이같이 거친 말을 뱉었다. 또, 봉급 좀 받기 위해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버리는 것이냐고 쓴소리를 던졌다.
그러자 정의당은 막말 정치를 묵과해선 안 된다며, 권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의 해당 발언은 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국감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이 출석했다.
이에 권 의원은 김 이사장을 겨냥해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지키는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가치와 다른 정부에서 아무리 높은 자리를 제안한다 해도 그것을 수용하는 것은 제대로 된 정치인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원자력안전재단은 원자력 발전을 전제로 존재하는 기관”이라며 “그런데 김 이사장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 ‘판도라’를 보고 탈원전 (정책을 시행)하자, (본인 역시) ‘판도라보고 탈핵하자’고 했고, 정의당에서도 탈핵위원장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분이 어떻게 원자력 발전을 전제로 해서 운영되는 안전재단 이사장을 할 수 있느냐”며 “그저 봉급 좀 받기 위해 자신의 신념과 가치, 이제까지 살아온 본인의 궤적을 버리는 것이냐. 이해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권 의원은 또 김 이사장에게 둥지를 옮겨가며 사는 뻐꾸기냐고 직격하는 등 공세를 이어갔다.
권 의원은 “정의당에 있다가, 그 뒤 민주당 정부에 가 있다가, 또 윤석열 정부 밑에서 일을 하고. 무슨 뻐꾸기인가”라며 “이 둥지, 저 둥지 옮겨가며 사는 뻐꾸기인가”라고 맹공했다.
이어 “나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 들겠다”며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 하느냐”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에 김 이사장은 권 의원을 향해 “의원께서 국정감사 자리에서 질문할 자유는 있지만, 저의 신상에 대해 굉장히 폭언에 가까운 말씀을 한 것은 사과하라”고 말했다.
그러자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이사장을 향해 “지금 무슨 말이냐”며 고함을 질렀다. 이에 민주당 소속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박 의원에게 자제를 요청했다.
이후 김 이사장은 권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이어갔지만, 권 의원은 그의 사퇴를 종용했다.
김 이사장은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고 환경 보호를 지키는 일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단 한번도 신념에 반한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끄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권 의원은 “그렇게 뻔뻔하니 그 자리 앉아있는 것”이라며 “원자력안전재단 직원들을 위해서, 정의당 의원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위해 사퇴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 당은, 이 국정감사가 끝나고 앞으로의 상임위에서 김 이사장을 투명인간 취급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권 의원의 발언을 한목소리로 질책했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혀 깨물고 죽어야 된다, 죽는게 낫다 이런 표현을 어떻게 국감장에서 할 수 있느냐”며 “그건 의원들 스스로에 대한 품위의 문제 아니냐”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 역시 “제가 객관적으로 봐도 혀 깨물고 죽어야 된다, 이런 발언은 좀 지나치고 심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후 권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권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김 이사장한테 혀 깨물고 죽으라고 한 적이 없다”며 “김 이사장처럼 정치인이 신념을 버리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연명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니, 나였으면 ‘혀 깨물고 죽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의 ‘선택적 환청’은 끝이 없다. 저에게 폭언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이게 왜 폭언인가. 발언의 본질은 탈원전운동가가 원자력 관련 공공기관 수장으로 있는 기가 막힌 모순에 대한 지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의당은 이날 권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내고 “오늘 권 의원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쏟아냈다”며 “김제남 이사장을 폄하하고 인신공격을 벌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권성동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하기 바란다”며 “국민의힘 윤리위는 김성원 의원의 수해 현장에서의 막말에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권성동 의원의 폭언은 이보다 훨씬 무겁게 다뤄져야 할 것”이라며 “막말 정치를 더는 묵과해서는 안 된다. 정의당은 권성동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