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수본부장 낙마 鄭아들 진상조사
민주당, 일정 연기 요구..與 항의 후 퇴장
이태규 “정순신 불러 ‘정치쇼’ 하려는 것”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학교폭력 진상조사를 위한 청문회가 연기됐다. 

정 변호사와 함께 정 변호사 아들의 전학 취소 행정소송을 대리한 송개동 변호사까지 청문회에 불출석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청문회 재개최를 요구한 까닭이다.

청문회가 내달 14일 다시 열리기로 한 가운데 정 변호사를 향한 야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유기홍 교육위원장이 31일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기홍 교육위원장이 31일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 교육위원회는 31일 오전 청문회에서 이같은 청문회 일정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서 민주당 소속 유기홍 교육위원장은 지난 29일 정 변호사와 송 변호사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으며, 아들의 학폭 사건 및 서울대 재학 상황 등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도 개인정보가 기재됐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장에서 정 변호사를 겨냥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교육위 야당 간사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검사 시절 피의자가 검찰 소환에 불응하면 강제수사해서 영장 청구하지 않았느냐”며 “검사 시절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정순신 검사특권 진상조사단’의 단장을 맡은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정 전 검사가 국회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보내왔다. 공황장애를 이유로 들었다”며 “국수본부장으로 임명됐을 때 팔팔하던 그 정순신은 어디가고 갑자기 3개월 공황장애가 생겼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사건의 핵심 당사자가 빠져있는 오늘 청문회는 연기해서라도 정순신 변호사와 그 아들까지 불러서 의혹을 밝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야당의 청문회 연기 요구에 유 위원장은 청문회 의사일정 변경 안건을 상정했고, 재적 13인 중 찬성 9표·반대 3표로 가결됐다.

이에 여당은 청문회 일정 변경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청문회 개최의 취지에 대한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일정을 그냥 변경한다고 하는 것은 위원장과 위원들이 어떤 생각으로 이 청문회를 임하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직격했다.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사일정 변경등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어 “국회는 원칙적으로 행정부를 견제하는 기관”이라며 “그 사람(정 변호사)에 대해 출석을 강제하기 전에 교육 당국, 행정 당국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반드시 선행적으로 밟아줘야 한다. 그게 국회에게 부여된 권한”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늘 의사일정을 이렇게 포기하는 것은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 의지가 아니라 애초부터 정순신 아들에 대한 공세의 장으로 이용하려 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교육위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 역시 “정순신이 안 나왔기 때문에 못 한다, 이건 정순신 씨를 불러다가 그냥 정치적 성토장 만들어서 정치 쇼 하려는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후 여당 의원들은 일방적인 의사 일정 변경에 항의하며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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