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윤재옥 “뜬금없이 약자인 척..명분찾기 어렵다”
‘사법 처리 회피용’ ‘체포안 내분 차단용’이라 비판
박지원 전 국정원장 “아주 잘한 일..강한 투쟁해야”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이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정가에서는 이에 대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집권 여당 내에서는 이 대표가 단식을 해야 할 ‘정당한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대표의 단식은 ‘사법처리 회피용 단식’ ‘체포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내분 차단용 단식’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시각이다. 

이에 반해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과 진보세력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제1당 대표가 투쟁의 방법으로 단식을 선택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을 시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진행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 마지막 수단으로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을 시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진행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 마지막 수단으로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사진=뉴시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의 단식에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어제 갑자기 무기한 단식을 선언하고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이 소식을 듣고 ‘아니 왜’라는 질문부터 나온 게 저만이 아닐 것”이라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단식”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무기한 단식이란 원래 권위주의 통치 시절 야권 인사들이 강력한 권력에 맞서 마지막으로 의지하던 최후의 저항 수단이었다”며 “그것의 힘은 정당한 정치적, 도덕적 명분에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무기한 단식이라는 극단적 수단에 호소해야 할 정당한 명분을 찾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윤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이 그간 국회 안팎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하더니 21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왜 뜬금없이 약자인 척 단식을 하느냐고 질타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에서 패배한 후에도 압도적 다수 의석을 무기로 대선 결과에 사실상 불복해 왔다”며 “국회 안에서는 정부 여당의 국정 운영을 가로막았고, 입법 폭주를 거듭했으며, 대표를 포함한 다수 의원의 비리 혐의를 철벽 방탄으로 덮기에 여념이 없었다”고 맹폭했다.

이어 “국회 밖에서는 주기적으로 극단적인 지지자들을 동원해 대규모 시위를 해 왔으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혼란을 일으켰다”며 “이렇게 국회 안팎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하더니, 지금 정기국회를 앞두고 왜 뜬금없이 약자인 척 하며 무기한 단식을 한단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단식은 사법처리 회피용 단식, 체포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내분 차단용 단식, 당권 사수를 위한 단식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이 대표는 단식의 핑계로 민주주의 파괴를 내세우고 있지만, 선거라는 가장 기본적인 민주주의 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을 인위적으로 흔들려는 것이야말로 가장 반(反)민주적인 행위”라고 일침을 가했다. 

반면 민주당 상임고문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잘한 일’이란 평가를 내놨다. 

박 전 원장은 같은 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1년 반만에 대한민국을 국가 재난 시대로 이끌었다”며 “민주주의, 서민 경제, 남북관계, 외교를 파탄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각을 세웠다.

이어 “특히 대통령께서 야당과 언론과 진보세력을 인정하지 않는, ‘싸워라’ 이러한 이야기를 가져왔다고 하면, 국회를 책임지고 있는 제1당 대표로서는 반드시 강한 투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투쟁의 방법으로 단식을 선택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며 “저는 이재명 단식에서 과거 김영삼, 김대중 두 지도자들이 단식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하는 것을 보고싶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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