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올인’ 이후 본업 복귀..미래 사업전략 구상 집중
지난달 30일 日 ‘도쿄포럼’서 “한일 경제연합체 구성해 글로벌 위기 돌파”
4~6일 美 워싱턴DC ‘TPD’ 참석 예정..尹 네덜란드 국빈 방문 동행 관측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글로벌 광폭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18개월 동안 전 세계를 누볐던 최 회장은 유치 실패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시 글로벌 경영에 나서며 미래 사업전략 구상에 집중할 전망이다. 

최태원 SK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공공뉴스DB>

1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3’에 참석했다. 

도쿄포럼은 SK그룹이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인재양성 철학을 기려 설립한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학이 지난 2019년부터 공동 개최해온 국제 학술대회다. 

다양한 국가의 석학이 모여 국제 질서와 과학기술혁신, 환경 등 다양한 위기와 기회요인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 올해는 ‘사회 분열과 디지털 전환 시대의 인간성 함양’이라는 주제로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최 회장은 도쿄포럼에서 지정학적 갈등과 분열이 불러온 글로벌 경제블록화 현상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기 위해 한일 경제협력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환영사와 특별연설을 통해 “지정학적 갈등과 기후 변화, 디지털 전환 등으로 이제 단일 글로벌 시장의 시대는 지나갔다”며 “한일 경제연합체를 구성해 글로벌 분열 위기 상황을 돌파하자”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1년간 40여개국을 방문하면서 지정학적 긴장을 목도했는데, 각국이 파트너와 제휴해 규칙과 표준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이 각자의 시장을 만들어 가면서 한일 양국은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노동인구와 대(對) 중국 수출, 투자 감소 등에 직면한 한일 양국이 성장 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더욱 공격적인 조치들을 취해 나가야 한다”면서 한일 경제연합체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한일 양국이 경제연합체를 구성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룰 테이커(rule taker)에서 룰 세터(rule setter)로 전환해 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합이 약 7조달러(약 9107조원) 규모라는 점을 언급하며 “한일 경제연합체가 양국의 미래 발전을 위한 강력한 촉진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3’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3’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또한 “한일 양국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 신재생에너지 등 산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며 “LNG(액화천연가스), 스타트업 플랫폼 등 새로 시작할 잠재 영역도 많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특히 올해 한일 양국 관계가 매우 좋았다”며 “우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윤 한일경제협회장 겸 삼양그룹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특별고문, 호리에 아리 위민스 스타트업랩 대표, 김윤 새한창업투자 파트너, 카가미 시게오 도쿄대 교수 등 학계 및 경제계 전문가들이 발표자와 패널로 참석했다. 

최 회장은 도쿄포럼 이후 미국으로 향한다. 오는 4~6일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TPD는 최종현학술원이 2019년 발족한 회의다. 한국과 미국, 일본의 전·현직 고위급 관료와 석학, 정·재계 인사들이 모여 동북아·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적 현안을 분석·논의하고 경제안보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아울러 12~13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도 재계 대표로 참석할 것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한편, 지난해 5월부터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 ‘올인’한 최 회장은 전 세계를 직접 발로 뛰면서 힘을 보탰다. 최 회장이 이동한 거리는 약 70만㎞로, 지구 17바퀴에 달한다.

최 회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기내 밖 풍경 사진과 함께 “긴 여정을 마쳤다”고 적었다. 

최 회장은 “응원해 주신 분들께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부산 엑스포 유치 불발에 아쉬움을 표하며 “같이 뛰었던 코리아 원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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