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정치1번지 종로 및 마포구서 경쟁 치열
경기, 59개 의석 보유..수원·용인·성남 격전지
민주당 전대 돈봉투 의혹으로 들썩이는 인천
국힘 불출마로 무주공산 된 사상구·해운대구

‘청룡의 해’ 갑진년(甲辰年)의 첫 날인 오늘(1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가 딱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정부에 대한 중간심판적 성격을 띄는 만큼 여야 모두 총력전에 나선 상황.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말 대대적인 개각을 단행했으며 장·차관과 대통령실 참모 출신들의 총선 출마가 가시화되고 있다. 각 당은 대중 인지도가 높고 참신한 영입 인재들을 내세우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무엇보다 기지개를 켠 정치권 ‘올드보이’들이 눈에 띈다.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는 수도권과 부산이 지목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은 선거 승리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2030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로 술렁이고 있는 부산에서는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에 누가 출마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대에 달하는 중도층을 포섭하기 위한 여야의 쇄신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국민의힘은 1973년생 X세대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새 사령탑으로 추대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공천관리위원장에 정치권 외부 인사를 기용하며 쇄신과 통합을 함께 겨냥했다. 하지만 집권 여당 앞에는 ‘김건희 특검법’, 제1야당 앞에는 내부 분열이라는 암초가 서 있는 형국. 총선 정국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공공뉴스>는 22대 총선의 핵심 이슈들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편집자註>

(왼쪽부터)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정혜경 기자 올해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는 수도권과 부산을 꼽을 수 있다.

수도권 의석수의 경우 전체 지역구 수(253석)의 절반에 달하며, 지역정서가 상대적으로 약한 스윙보터가 다수 거주하고 있다. 이 중 서울의 경우 ‘대한민국 정치 1번지’인 종로구와 마포구에서 혈투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 정부의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로 인해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부산도 승부처로 지목된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빈집 지역구’가 된 사상구,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하며 무주공산이 된 해운대구갑 등에 누가 깃발을 꽂을지 이목이 쏠린다. 

◆ 격전지 수도권..박터지는 종로·마포 

서울에서는 종로구를 둘러싼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종로는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가 위치해 있기에 ‘정치 1번지’로 불려왔다. 윤보선, 이명박,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들을 배출한 지역구이자 국무총리도 2명이나 배출한 지역이기도 하다.

현 정부 들어 대통령실이 종로에서 용산으로 자리를 옮긴 까닭에 ‘종로가 정치 1번지란 말은 옛말’이란 지적도 나오지만, 그 상징성은 여전하다.  

종로구의 현역 의원은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다. 2022년 3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최 의원은 52.09%의 지지를 받으며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영종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여당에선 최근 부산 해운대갑에서 내리 3선을 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험지 출마’를 자처하며 종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에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곽 변호사는 민주당 종로구 지역위원장이기도 하다.

경기 안양에서 5선을 지낸 이종걸 전 민주당 의원도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얼마 전 퇴임한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의 종로 출마설도 제기됐지만, 그는 얼마 전 “출마 지역은 민주당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말하며 출마 지역구를 당에 일임했다.

마포갑·을 역시 혈전이 벌어질 지역구로 꼽힌다. 현재 마포갑 현역 의원인 4선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며 무주공산이 될 거란 기대감이 커졌다. 

현재 마포갑 출마 의사를 드러낸 여권 인사는 이용호·최승재·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등이다. 신지호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3선을 지낸 마포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탈북민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마포을에 출마할 뜻을 내비쳤기 때문. 

태 의원은 지난달 11일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정청래 의원이 지역구에 또 나올지 모르겠지만, 당이 이쪽에 가서 붙으라고 한다면 당연히 달려가서 붙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서울보다 10개 많은 59개 의석을 보유한 경기도에서는 수원시와 용인시, 성남시 등이 격전지로 지목된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들썩이고 있는 인천시에도 시선이 쏠린다. 인천 남동을 현역 의원인 윤관석 무소속 의원은 현재 구속기소된 상태다. 최근 검찰은 허종식 민주당 의원(동구·미추홀구 갑) 역시 정당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15일 부산 사상구청 강당에서 마지막 의정보고회를 갖기에 앞서 행사장에 입장하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15일 부산 사상구청 강당에서 마지막 의정보고회를 갖기에 앞서 행사장에 입장하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부산 ‘빈집 지역구’ 누가 도전하나

수도권만큼이나 격전이 벌어질 곳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바로 부산이다. 전통적 보수 텃밭이지만, 지난해 11월 2030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로 민심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인 지난달 5~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부산·울산·경남(PK)의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5%를 기록하며 전주 조사 대비 5%p 하락했다.

또한 22대 총선 결과와 관련해선 ‘정부 견제론’이 더 우세했다. 해당 지역 응답자 중 38%는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답했으며, 46%는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같은 기관이 11월2주에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 부산·울산·경남의 48%가 ‘정부 지원론’을 선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각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및 ±3.0%p, 자세한 조사 개요·결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윤 대통령은 재계 총수들과 국제시장을 찾아 ‘떡볶이 먹방’을 하는 등 지역 민심 달래기에 나섰고, 민주당은 그로 부터 일주일 뒤인 지난달 13일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며 빈틈을 파고들었다.   

부산에서 가장 이목이 쏠리는 지역구는 단연 장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사상구다. 장 의원은 사상구에서 3선을 지냈지만 지난달 돌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현재까지 민주당에서는 배재정 전 의원(비례) 등 3명이 사상구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부산일보 기자 출신인 배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국무총리비서실장을 지냈으며 20·21대 총선에서 사상구에 출마했다가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 소속 서태경 전 청와대 행정관, 신상해 전 부산시의장도 일찌감치 사상구 출마를 공식화했다. 

여당에서는 황석춘 전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직총괄본부특보가 지난달 29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부촌이 밀집해 ‘부산의 강남’으로 불리는 해운대구갑도 현역인 하 의원이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빈집이 됐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해운대구청장을 지낸 홍순헌 해운대갑 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전성하 부산시 투자유치협력관, 박지형 변호사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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