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2대 국회의원 선거 앞 인적 쇄신 돌입
이인제 7선 도전..박지원 전남 예비후보 등록
윤석열 정부 장·차관 및 용산 참모 대거 등장

‘청룡의 해’ 갑진년(甲辰年)의 첫 날인 오늘(1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가 딱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정부에 대한 중간심판적 성격을 띄는 만큼 여야 모두 총력전에 나선 상황.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말 대대적인 개각을 단행했으며 장·차관과 대통령실 참모 출신들의 총선 출마가 가시화되고 있다. 각 당은 대중 인지도가 높고 참신한 영입 인재들을 내세우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무엇보다 기지개를 켠 정치권 ‘올드보이’들이 눈에 띈다.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는 수도권과 부산이 지목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은 선거 승리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2030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로 술렁이고 있는 부산에서는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에 누가 출마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대에 달하는 중도층을 포섭하기 위한 여야의 쇄신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국민의힘은 1973년생 X세대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새 사령탑으로 추대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공천관리위원장에 정치권 외부 인사를 기용하며 쇄신과 통합을 함께 겨냥했다. 하지만 집권 여당 앞에는 ‘김건희 특검법’, 제1야당 앞에는 내부 분열이라는 암초가 서 있는 형국. 총선 정국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공공뉴스>는 22대 총선의 핵심 이슈들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편집자註>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차 인재영입식에서 류삼영 전 울산중부경찰서장과 주먹을 마주치고 있다. 같은 달 13일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수원정 선거구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차 인재영입식에서 류삼영 전 울산중부경찰서장과 주먹을 마주치고 있다. 같은 달 13일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수원정 선거구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정혜경 기자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고 출마 선언이 이어지며 선거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단연 신선한 이미지의 영입 인재들이다. 국민의힘은 대중 인지도가 높은 이들 위주로, 민주당은 각 분야 전문가 및 대정부 투쟁의 화력을 높일 수 있는 인물들을 각각 영입하며 인적 쇄신에 나섰다.

대중에게 익숙한 이른바 ‘올드보이’들의 약진도 관심사 중 하나다. 참신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아는 맛이 무섭다’는 말이 있듯이 이들은 높은 인지도를 내세워 표심을 겨냥하고 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 장·차관과 용산 참모 출신들도 전선에 대거 등장하며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 총선 앞 등장한 여야 ‘새 얼굴’

선거를 앞두고 각 당에 영입된 인재들은 총선 승리를 위한 ‘새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 ‘인재 영입 1호’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보수 험지인 경기 수원정(丁)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교수는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경기대에서 20여년 째 재직 중이다.

범죄 프로파일러로 잘 알려진 그는 스토킹방지법과 전자발찌 제도 도입 등 여성 대상 범죄를 억제하기 위해 왕성히 활동해왔다. 한국에 ‘사이코패스’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알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방송 출연으로 인지도를 쌓았고, 2019년에는 영국 BBC 방송이 선정한 ‘세계 영향력 있는 100인의 여성’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13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그는 출마의 변을 통해 가장 우선에 두는 목표가 ‘약자보호’라고 밝혔다. 또 대한민국 여성이 더 이상 ‘암컷’이란 천대를 받지 않고 경력이 단절될 필요도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민주당 영입 인재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류삼영 전 총경이다. 그는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했다가 징계를 받은 인물로 잘 알려졌다.

류 전 총경은 35년 간 경찰에 몸담은 수사·형사분야 전문가로 경찰 생활의 대부분을 영남권에서 보냈다. 부산경찰청 과학수사계장, 수사2계장을 거쳐 총경으로 승진해 상황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부산연제, 부산영도, 울산중부경찰서장을 지냈다.

그는 2022년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총경 회의를 주도했다가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후 경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발령이 나자 ‘보복성 인사 조치’라고 반발하며 사직서를 냈다.

류 전 총경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자신이 무도한 정권으로부터 경찰을 지켜내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민주당에 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0년 간 경찰의 민주화, 정치적 중립의 성과가 윤석열 정권의 등장으로 일순간에 무너졌다”며 “윤석열 정부가 망친 것들을 조속히 정상으로 돌려놓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왼쪽부터) 이인제 전 의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이인제 전 의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사진=뉴시스>

◆ 줄줄이 기지개 켜는 올드보이들

이번 총선에는 다선 ‘올드보이’들의 대거 귀환 역시 눈에 띈다. 올해 76세를 맞은 이인제 전 의원은 4·10총선에 도전하는 대표적 올드보이 중 한 명이다. 

이 전 의원은 지난달 12일 충남 논산시에서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자신의 옛 지역구인 충남 논산·계룡·금산 선거구에서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도 마쳤다. 판사 출신의 이 전 의원은 6번의 총선에서 승리해 금배지를 거머쥐었으며, 22대 총선에서 7선에 도전한다. 

이 전 의원의 별명은 불사조를 의미하는 피닉스(Phoenix)와 그의 이름을 합친 ‘피닉제’다. 정가에서는 끊길 듯 끊어지지 않는 그의 정치 생명력을 일컬어 이 같은 애칭을 붙여줬다.

야권에서는 4선을 역임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전라남도 해남·진도·완도 선거구에 출마한다. 최근 박 전 원장은 민주당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저서 ‘지금 DJ라면’ 출판기념회를 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박 전 원장은 민주당 일각에서 분출된 ‘올드보이 용퇴론’에도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달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얼마 전 총선 기획단에서 인적 쇄신을 논의하다가 올드보이들의 출마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는 지적을 받자 “올드보이 중 저는 해당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올드보이가 아니고 스마트 보이, 스트롱 보이”라며 “저보다 더 건강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라. 정당이라고 하는 것이 지금 젊은 사람들에 의해서 잘 되고 있느냐”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들 외에도 6선 김무성 전 대표, 4선 최경환 전 의원, 4선 정동영 전 의원 등이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사진=뉴시스>

◆ 장·차관, 용산 참모 출신 ‘돌격 앞으로’

윤 대통령은 지난해 말 전면적인 개각을 단행했다. 19개 부처 중 10개 부처 장관을 교체했으며 차관급 인선까지 마무리한 것. 대표적으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게 됐으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전격 퇴임했다. 

원 전 장관은 일찌감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를 시사하기도 했다. 만약 이 대표가 비례대표 출마로 선회할 경우 원 전 장관과의 ‘명룡대전’은 성사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고(故) 백선엽 장군 논란,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 논란 등의 이슈를 주도해 온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험지 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박 전 장관은 20년 넘게 거주해온 경기 성남 분당을 출마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달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으로부터 험지 출마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황근 전 농림축산부 장관은 충남 천안시을 선거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한 상황.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 지역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관급의 경우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 김오진 전 국토부 제1차관의 총선 출마가 확실시된 상황이다.  

총선을 위해 용산을 떠난 대통령실 참모진들에게도 이목이 쏠린다.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은 지난달 충남 홍성·예산 선거구 출마를 공식화했으며, 김은혜 전 홍보수석은 성남 분당을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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