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9일 개혁신당과 합당한 지 11일 만
총선 주도권 놓고 공개적으로 충돌 일어
“부끄러운 결말 사죄..진짜 민주당 세울 것”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제3지대 통합을 발표한 지 11일 만이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 표결로 강행 처리됐다며,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 체제를 신속히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또 1인 정당으로 추락한 더불어민주당을 대신하는 ‘진짜 민주당’을 세우겠다고 예고했다.

양당 구도를 비판하며 대안세력을 표방했던 제3지대 빅텐트가 찢어진 가운데 유권자들이 이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인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 개혁신당과 합당 11일 만에 파기 선언

이낙연 공동대표는 20일 오전 여의도에 위치한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3지대 ‘빅텐트’로 불린 개혁신당과의 통합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신당통합 좌절로 국민과 당원께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 부실한 통합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신당통합은 정치개혁의 기반으로서 필요했다. 그래서 크게 양보하며, 통합을 서둘렀다”며 “그러나 통합 주체들의 합의는 부서졌다. 2월9일의 합의를 허물고,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의 표결로 강행 처리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정신은 훼손됐다. 그들은 특정인을 낙인찍고 미리부터 배제하려 했다”며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다. 그런 정치를 극복하려던 우리의 꿈이 짓밟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또 1인 정당으로 추락한 민주당을 대신하는 ‘진짜 민주당’을 세우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 저희는 통합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며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겠다.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 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은 좌초했지만, 저의 초심은 오히려 굳건해졌다”며 “무능하고 타락한 거대양당의 독점적 정치구도를 깨고 진영보다 국가, 정치인보다 국민을 먼저 보호하는 본격 대안정당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도덕적 법적 문제에 짓눌리고, 1인 정당으로 추락해 정권견제도, 정권교체도 어려워진 민주당을 대신하는 ‘진짜 민주당’을 세우겠다”며 “민주당의 자랑스러웠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을 저희가 회복하겠다. 당장은 여당의 과반의석 확보를 저지하도록 저희가 더 맹렬히 싸우겠다”고 부연했다.

(왼쪽부터) 김종민,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왼쪽부터) 김종민,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 김종민 “이준석, 통합 파기 기획하고 밀어붙여”

앞서 이낙연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는 설 연휴 첫날인 지난 9일 개혁신당과의 합당에 전격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이낙연 공동대표 측은 이준석 공동대표측과 총선 주도권을 놓고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전날(19일) 개혁신당 지도부는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공동대표가 총선 선거 캠페인 및 정책을 결정하기로 의결했지만, 이 과정에서 이낙연 공동대표측은 반대 의사를 밝히며 회의장을 퇴장했다.

이후 김종민 최고위원과 박원석 전 의원은 같은 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대표가 통합 파기를 기획하고 밀어붙인 것”이라고 주장하며 공개적인 비판에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통합 파기 선언 기자회견에서도 이준석 공동대표를 겨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은 “오늘 언론보도를 보니까 이준석 대표가 ‘김종인 공관위원장은 그쪽에서 제안한 거다’ 이런 얘기를 했다”며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김종인 공관위원장을 이낙연 대표가 동의했다. 그런데 이 김종인 공관위원장 문제는 그전부터 이미 얘기가 됐던 것”이라며 “처음에 이준석 대표가 공관위원장을 함익병씨를 제안을 했다. 그래서 ‘여러 가지 구설수도 있고 해서 어렵겠다’고 다른 분들이 다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가 참 생각이 톡톡 틔는구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그것을 김종인 위원장이 제안했던 것이었다”고 부연했다.

또한 “김종인 위원장이 다른 자리에서 ‘이낙연 대표가 없어야 자기가 (공관위원장을) 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며 “지난 주말 있었던 여러 공방의 근본은 이낙연 대표를 밀어내는 게 핵심이었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