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서 현역 의원 컷오프 후 권향엽 전략공천
국힘 윤재옥 “일방적 낙하산 공천, 위인설천”
민주당 “악의적 왜곡..정정 안 하면 법적조치”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캠프에서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 여사 수행을 담당했던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의 전략공천을 두고 잡음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현역 서동용 의원을 컷오프하고 권 전 비서관을 전략공천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천(私薦)’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민주당은 ‘이 대표 배우자의 비서를 사천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받아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지난달 26일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이 끝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지난달 26일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이 끝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 국힘 윤재옥, 권향엽 전략공천 작심 비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해당 논란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해당 공천은 대표 부인의 일정과 수행을 담당한 인사를 위한 위인설천(爲人設薦)일뿐, 모든 면에서 겨자씨 한 알만큼의 합리성도 찾아볼 수 없다”며 “이 선거구의 현역인 서동용 의원은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20%에 해당하지 않았고, 여론조사에서도 다른 예비후보에 비해 2배 이상의 우위를 보였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민주당 지도부가 경쟁력있고 흠결 없는 현역에게 경선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갑자기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한 후 일방적인 낙하산 공천을 한 것”이라며 “이번 공천에서 민주당이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한 곳은 이 지역구가 유일하다. 많은 지역구 중 왜 하필 이곳이 여성전략특구로 지정돼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워낙 말이 안 되는 공천이다보니 이재명 대표 팬 카페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한 마디로 시스템 공천과는 거리가 먼 사천”이라며 “이를 두고 민주당 안팎에서는 재판을 앞둔 김혜경 여사의 사법 리스크에 대비한 공천이 아니냐는 말이 들려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충남 천안 백석대에서 취재진을 만나 권 전 비서관 단수공천을 언급하며 “어차피 다 들켰으니까 ‘사천의 끝판왕’을 보여주겠다고 작정한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일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을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하고 권 전 비서관 전략공천을 확정했다.

이번 공천에서 여성전략특구 지정은 해당 지역구가 처음이며, 현역인 서 의원은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순천시 국회의원 선거구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순천시 국회의원 선거구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민주당 “사천 주장, 악의적 왜곡”

그러자 서 의원은 이달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의 ‘여성전략특구’ 지정과 전략공천을 결정한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비판했다. 

서 의원은 “도대체 기준이 무엇이고, 아무런 설명도 없는 이런 일방적인 공천 결정에 대해 저와 당원들, 주민들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도부와 공관위에 묻고 싶다. 서동용이 의정활동 평가 하위 20%에 들어가 있나, 재판에 연루됐나, 아니면 경쟁력이 낮았나”라고 반발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여수·목포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올해 1월28일부터 이틀간 무선전화면접(100%)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서 의원 후보 선호도는 26%를 기록했으며, 권 전 비서관은 12%로 나타났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한편, 관련 논란이 확산하자 민주당은 공지를 통해 ‘악의적 왜곡’이라고 반박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공지를 내고 “이재명 대표 배우자의 비서를 사천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로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악의적 주장이다. 또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후보는 이 대표 배우자와 아무런 사적 인연이 없으며 단지 대선 선대위 배우자실의 부실장으로 임명됐을 뿐 비서도 아니”라며 “또한 중앙당 여성국장, 디지털미디어국장 등 20년 이상 당직자로 활동했다. 이러한 경력을 무시하고 사천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악의적 왜곡에 지나지 않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사실과 다른 보도를 정정하지 않을 경우 예외없이 엄정하게 법적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