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사 여당 텃밭 대구 공천
이후 ‘5·18 망언’ 및 일베 글 공유 논란 불거져
개혁신당 조응천 “탄핵의강 속으로 다시 잠수”
장성철 “선거운동 중 말 실수 할 가능성 높다”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조용한 공천’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국민의힘이 대구 중·남구 후보로 공천한 도태우 변호사와 관련된 논란을 수습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도 변호사를 여당의 텃밭에 공천하자 이에 대한 잡음이 이어지고 있는 것.

또한 도 변호사는 ‘5·18 막말’ 논란과 함께 ‘일베 글 SNS 공유’ 논란까지 불거지며 야권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

일각에서 도 변호사가 향후 선거운동 과정에서 말 실수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까지 제기되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천관리위원회에 도 변호사에 대한 공천을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22대 총선 대구 중·남구 출마를 선언한 도태우 변호사가 지난해 12월26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위헌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2대 총선 대구 중·남구 출마를 선언한 도태우 변호사가 지난해 12월26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위헌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민주당, 도태우 5·18 발언에 비판 세례 

11일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 대구 중·남구 후보로 공천을 받은 도 변호사를 겨냥한 비판이 이어졌다. 

안귀령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도 변호사가 과거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게시글을 SNS에 공유했다고 지적했다.

안 대변인은 “극우 유튜브를 애청하는 대통령을 떠받들더니 국민의힘도 도로 아스팔트 태극기부대로 돌아간 것인가”라며 “그런데도 한동훈 위원장은 ‘극우 공천이나 일베 출신이 누가 있는가?’라며 야당 대표만 공격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일베 출신 여기 있다. 도 변호사가 일베 글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민의힘이 4년 전 태극기부대 흉내를 내다 국민의 심판을 받았던 과거를 잊었다면 국민께서 똑똑히 기억하게 해주실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도 변호사의 이른바 ‘5·18 막말 논란’을 성토하는 분위기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도 ‘5·18 막말 논란’을 고리로 여당의 공천을 향해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친일 망언한 후보들에 이어, 5·18 망언을 한 인사도 버젓이 후보로 공천됐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약속이 대국민 사기극이었다는 고백이자, 망언이 공천에 걸림돌이 안 된다는 증거”라고 날을 세웠다.

같은 자리에서 서영교 최고위원도 “5·18 북한군 개입을 이야기한 도태우가 어떻게 됐다는 것인가. 공천됐다는 것”이라고 맹공했다.

앞서 도 변호사는 2019년 2월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5·18은 자유민주화적 요소가 있지만, 그것으로 포섭되기 어려운 굉장히 문제적인 부분들이 있고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사실은 상식”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달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유영하 변호사의 발언을 들으며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왼쪽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달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유영하 변호사의 발언을 들으며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 도태우, ‘탄핵의 강’ 우려 부르기도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8일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 심사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했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판이 이어지자 도 변호사는 지난 주말 입장문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5년 전 정제되지 못한 개인적 발언들로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제가 ‘5·18 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했다고 하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명백한 오보이자 허위”라고 항변했다.

도 변호사는 이같은 논란 외에도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에 다시 빠지고 있다’는 우려를 야기한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도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을 이끌며 탄핵의 부당함을 주장해 온 인물이다. 2020년 4·15 총선 부정선거 주장을 이끌기도 했다.

이달 초 도 변호사가 대구 중·남구 현역인 임병헌 의원을 누르고 여당 공천장을 따내자 조응천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천신만고 끝에 건너왔던 ‘탄핵의 강’ 속으로 다시 잠수했다”는 혹평을 내놨다.

도 변호사에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유 변호사까지 대구 달서갑 단수 공천을 받자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으로 돌아왔다”며 총공세를 펼쳤다.

유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2016년 변호사로 선임됐고, 이후 7년이 넘게 박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수습 나선 한동훈..도태우 공천 재검토 요청

그동안 한 비대위원장은 도 변호사 문제와 관련해 명확한 답변을 피해왔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달 8일 경기도 성남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 비대위원장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한 이야기와 도태우 변호사의 과거 발언이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한 비대위원장은 “우리 당과 저의 5·18에 대한 생각은, 제가 취임 이후에 1월에 광주 5·18 묘역에서 했던 말 그대로”라며 “우리 당의 입장은 명확하다라는 것으로 답변드리겠다”고 일축했다.

기자들이 재차 비대위에서 도 변호사의 공천을 재고할 것인지 묻자, 한 비대위원장은 “대략 그 정도로 말씀을 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이후 정가에서는 도 변호사의 ‘5·18 막말 논란’ 등이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힘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도 변호사와 유 변호사가 향후 선거운동을 하며 재차 말 실수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왔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유영하, 도태우 후보 같은 경우 말 실수할 가능성이 높다. 선거운동 과정 중에서”라며 “본인들이 유튜브에서도 많이 얘기를 했고, 본인들의 생각과 사상과 판단과 가치관과 철학이 그쪽”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도 변호사를 둘러싼 잡음이 사그라들지 않자, 한 비대위원장은 결국 같은 날 오후 공관위에 도 변호사의 과거 발언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면밀한 재검토’를 요청했다. 향후 공관위가 도 변호사의 공천과 관련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