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13일 앞 고조되는 선거 분위기
韓 거친 발언 이후 민주당 ‘대응자제’ 공지
국힘, 李 ‘계모’ 발언에 “재혼가정 비하 명백”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4·10 총선이 13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수장들의 발언 수위가 더 높아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 첫 날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는 거친 발언을 내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매만 때리고 사랑이 없고 계모 같다”고 말해 재혼 가정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유권자의 피로감이 높아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왼쪽부터) 
(왼쪽부터) 김병민 국민의힘 광진구갑 후보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광진구 신성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같은 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동작갑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함께 지지 유세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 韓 “정치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

한 비대위원장은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이용호 국민의힘 서대문갑 후보와 집중유세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한 비대위원장은 “제 주변에 있던 어떤 국회의원들이 제가 장관할 때 제게 ‘왜 이렇게 정치적이냐’고 해서, 저는 ‘당신은 왜 자기 직업을 비하하느냐. 정치인이 직업 아니냐’고 했다”며 “정치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인거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며 “저는 그렇기 때문에 정치하러 나왔다. 여러분을 위해서, 공공선을 위해서 몸을 바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범죄자들이 여러분을 지배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제가 바라는 건 그거다. 나머지는 저희가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의 삶을 바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민주당은 김민석 선대위 상황실장 명의로 당 내부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욕설에 후보들의 과도한 대응은 자제하기 바란다. 중앙당에서 적절한 대응과 조치를 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한 비대위원장이 욕설을 했다고 해서 그에 똑같은 수준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 때문에 후보들에게 이러한 공지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선거에 ‘When they go low, we go high(그들이 저열하게 갈 때, 우리는 고상하게 가자)’는 말이 있다”며 “저희는 남은 기간 내내 품격 있게 지지를 호소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총선 상황실장. <사진=뉴시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총선 상황실장. <사진=뉴시스>

◆ 李, ‘2찍’ 발언 이어 “의붓아버지, 계모 같다”

이 대표는 최근 ‘1일1설화’를 빚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대선 당시 기호 2번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을 뽑은 유권자를 비하하는 표현인 ‘2찍’ 발언, ‘셰셰(謝謝·고맙습니다)’ 발언에 이어 “의붓아버지, 계모 같다”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부른 것.

앞서 이 대표는 26일 서울 강동구 현장 유세를 가는 도중 유튜브 방송에서 윤석열 정부를 두고 “국가나 정부라고 하는 것이 든든한 아버지, 포근한 어머니 같은 것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의붓아버지 같다. 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다”며 “계모 같다. 팥쥐 엄마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비대위원장은 전날(27일) 열린 인천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재혼 가정이라든가 많은 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얘기”라며 이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 역시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이 대표가 정권을 비판한다면서 가져다 쓴 ‘의붓아버지’라는 표현은 명백한 재혼가정의 비하”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또 ‘계모’ 발언을 했던 날 진행한 서울 서대문구 유세에서 “포기하면, 방관하면 중립이 아니라 지금의 현 상태를 지지하는 것이 된다”며 “정말 잘 살다가 파탄나버린 아르헨티나처럼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한 비대위원장은 “아르헨티나는 좌파 정권의 연속된 퍼주기 정책으로 아홉 번의 디폴트 위기를 겪은, 포퓰리즘으로 어려움을 겪는 나라의 예시”라며 “이 대표가 하는 정책들의 결과가 결국 그렇게 나올 거라는 점을 상식적인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고 받아쳤다.

한편, 정가에서는 선거운동 기간 중 불거지는 ‘막말 논란’이 이번 선거 전체 판세에 영향을 끼칠 거란 관측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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