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회담 및 야당말살 중단촉구
30조 규모 ‘긴급 민생 프로젝트’ 제안
기본소득·개헌·정치 개혁 필요성 강조
與 “일개 범죄 혐의자 처절한 방탄쇼”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에 날선 비판을 가하는 한편 민생 해법을 내놓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했다.

이 대표는 정부를 향해 ‘일방통행 국정’을 중단하고 야당말살 책동 또한 그만두라고 일갈했다. 또, 총 30조원 규모의 ‘긴급 민생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등 민생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이틀 전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 소환 조사에 응한 이 대표의 공식 기자회견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2023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2023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尹대통령 향해 재차 회담 제안

이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민생경제가 끝을 알 수 없는 시련의 터널로 접어들었다”며 “이처럼 엄혹한 시기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가파르게 높아지면서 경제에 큰 짐을 지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안보 무능을 감추기 위한 대통령의 위험천만한 ‘말 폭탄’으로 국민 불안·시장 혼란이 증폭됐다”며 “어려운 경제 상황에 안보 참사까지 더해지면서 ‘코리아 리스크’가 전면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그러면서 “폭력적인 국정을 정상화해야 한다. 이런 때일수록 정치가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며 “정치권 모두의 힘을 모아 민생을 살리고, 나라의 미래를 개척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또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재차 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일방통행 국정’을 중단하고 실종된 정치의 복원에 협력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일방적·폭력적인 국정을 중단해야 한다. 야당말살 책동 또한 그만두기 바란다”며 “그동안 정부는 말로는 ‘협치’를 내세우면서 권력기관을 동원한 야당파괴, 정적 죽이기에 골몰했다”고 맹폭했다.

이어 “집권 이후 8개월이 넘도록 야당 대표와 대화하지 않은 유일한 정부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며 “저는 이미 여러 차례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했고, 그 제안은 지금도 유효하다. ‘일방통행 국정’을 중단하고 실종된 정치의 복원에 협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소위 ‘3대 개혁’도 검찰의 영장 집행처럼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다가는 성과도 없이 거센 반발만 살 우려가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민생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전월세 보증금 이자 지원, 지역화폐 예산 증액 등이 포함된 ‘3대 해법’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첫째로 총 30조원 규모의 ‘긴급 민생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전월세 보증금 이자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무주택자들의 임대차보증금 대출이자를 낮춰주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물가 폭등에 따른 서민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물가지원금을 소득분위별로 차등 지원하는 이른바 ‘핀셋 물가지원금’, 민생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는 ‘지역화폐 예산 증액 및 항구화’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제라인을 포함해 내각을 대폭 쇄신해야 한다. 진영과 관계없이 능력과 경륜이 검증된 경제팀을 구성해야 한다”며 “경제위기 극복에 있어서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국회와 정부, 기업, 노동계 등이 참여하는 ‘범국가 비상경제회의’ 구성을 제안한다”고 부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2023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2023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본소득’ 및 개헌·정치개혁 필요성 강조

또한 이 대표는 자신의 정책 브랜드인 ‘기본 시리즈’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국가가 구성원들의 기본적 삶을 책임지는 ‘기본사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민주당은 ‘기본사회 2050 비전’을 준비해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기본소득’의 완성을 위해 단계적으로 나아가겠다”며 “첫걸음으로 기초연금부터 노인기본소득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초연금 부부감액을 폐지하고, 현재 70%에게만 지급하는 것을 전체 어르신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점차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 주거’로 주거 불안 시대를 끝내야 한다”며 “민주당은 무주택자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고 1주택자들은 큰 부담 없이 더 나은 주택으로 ‘갈아타기’ 할 수 있도록 돕는 주거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본 금융’으로 보편적인 ‘금융 기본권’을 보장하겠다”며 “민주당은 금융 양극화 완화를 위한 마중물로 ‘전 국민 기본 금융권 보장’을 추진하겠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개헌과 정치개혁이 시급하다고도 밝혔다. 그는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가 이미 수명을 다했다며, 이를 4년 중임제로 바꿔서 책임 정치 실현과 국정 연속성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연합정치와 정책연대에 대한 제도적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이 대표는 지나치게 균형이 맞지 않는 검찰권 행사도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당 일각에서 검사 신상공개법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그 외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검찰제도·사법제도에 대한 개혁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이 대표는 “시스템이 아닌 사람이 문제”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사실 시스템을 아무리 잘 갖춰놔도, 그 시스템을 운영하는 책임자의 의지에 따라 그 시스템은 순식간에 무너진다”며 “결국 사람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시스템이 자의적 권한행사를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당연히 시스템 정비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며 “검찰의 권한남용 문제는 언론인, 국민께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계실 것이다.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실제로 그렇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압수수색 영장을 너무 남발한다, 무슨 보도를 했다고 기자를 구속하겠다고 영장을 청구한다, 이런 사례들이 있지 않았느냐”며 “그리고 지나치게 균형이 맞지 않는 검찰권 행사도 심각한 문제”라고 부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2023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사 신상공개법 두둔 “왜 안되느냐” 

아울러 이 대표는 당 일각에서 제기된 ‘검사 신상공개법’을 두둔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신상공개 말씀하셔서 한말씀 드리자면, 공직자들이 공식적으로 하는 업무는 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대신 행사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대신 행사하는 권한을 실제로 누가 했는지를 국민이 당연히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정책실명제라는 것도 하고, 행정공무원들은 이름표를 다 붙여서 다니기도 한다. 판사들도 판결문에 이름을 다 공개한다”며 “그런데 왜 검사만 자기들이 한 일을 공개하면 안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어디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 누구인지, 이미 다 공개된 사실들을 공개했다고 조리돌림이란 표현까지 해가며 반발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게 왜 조리돌림인가”라며 “자신이 한 행위를 드러내는 것이 조리돌림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자신이 한 행위가 부정한 행위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이 처절한 ‘방탄 쇼’였다고 맹공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이재명 대표는 오늘 ‘민생’, ‘경제’, ‘안보’, ‘개헌과 정치개혁’ 등의 단어를 자신의 방탄 기자회견의 분칠을 위해 아낌없이 쏟아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이 대표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그제 검찰 조사에 당당히 임했다고 말했지만, 사실상의 진술 거부와 이재명·정진상 정치공동체가 부패공동체로 드러나는 물증 앞에 꼬리를 자르기에 나선 것밖에 없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은 거대 야당 대표와 국회의원의 품격은 찾아볼 수 없는 일개 범죄 혐의자의 처절한 방탄 쇼였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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