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주최 학술포럼 기조연설
당 대표 사법리스크 겨냥·강성 지지자 정면 비판
친낙계 원외조직, 신당 창당용 시민 발기인 모집
비명계, 이 전 대표 구심점삼아 움직일거란 관측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향해 날선 비판을 내놨다.

이 전 대표는 과거 민주당에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했지만, 지금은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의 영향으로 이 같은 면역체계가 무너졌다고 직격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가치와 품격을 잃었으며, 안팎을 향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한다고 질타했다.

이 전 대표가 개혁의 딸(개딸)로 상징되는 민주당 강성지지층과 이 대표를 정조준한 가운데 그가 총선을 앞두고 몸풀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학술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공개 학술 포럼에 나선 것은 지난 6월 미국에서 귀국한 뒤 처음이다. <사진=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학술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공개 학술 포럼에 나선 것은 지난 6월 미국에서 귀국한 뒤 처음이다. <사진=뉴시스> 

◆ 이낙연, ‘이재명 체제 민주당’ 정면 비판

이 전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이 주최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학술 포럼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민주당은 오래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잃었고, 안팎을 향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한다”며 “민주당은 긴 세월 동안 나름의 자생력과 회복력을 구사해 왔으나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고 일갈했다. 

이어 “과거 민주당은 내부의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해 여러 문제를 걸러내고 건강을 회복했지만, 그러나 지금은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의 영향으로 면역체계가 무너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 결과로 민주당은 도덕적 감수성이 무뎌지고 국민의 마음에 둔해졌다”며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는 활동이 미약해졌고, 어쩌다 정책을 내놓아도 사법문제에 가려지곤 한다”고 맹폭했다. 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과 함께 대외 정책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정부는 정체의 기간이었지만 이대로 두면 윤석열 정부는 퇴보의 기간으로 평가될 것”이라며 “이태원 참사와 태풍피해 확대, 잼버리 파행을 못 막은 ‘무위 무능의 정부’를 만들었다”고 맹폭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양대 정당의 혁신은 이미 실패했거나, 실패로 가고 있다. 정치를 이대로 둘 수 없다”며 “지금의 절망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갈래의 모색이 이어지고 있다. 그들과 상의하지 않았지만, 그 분들의 문제의식에 공감한다”고도 전했다. 

이는 친이낙연계 원외조직 ‘민주주의 실천행동’이 최근 신당 창당 계획을 밝힌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이목이 쏠린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당대표가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학술 포럼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당대표가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학술 포럼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친낙계 원외조직, 신당 창당 움직임  

앞서 ‘민주주의 실천행동’은 지난 26일 신당 창당을 위한 시민 발기인을 모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주의 실천행동은 이날 ‘새로운 정치·정당 플랫폼으로의 도약’이라는 결의문을 통해 “폭언과 막말로 이견을 색출하는 ‘개딸 전체주의’ 거부한다”며 “새로운 정치·정당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자발적 시민이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조직을 구성한다”고 전했다.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현역 민주당 의원들은 ‘민주주의 실천행동’의 움직임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친이낙연계인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친이낙연계 원외조직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이것이 이낙연 전 대표하고 직접 연결이 돼 있다든지, ‘원칙과 상식’하고 사전 상의해서 가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신당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에 대해선 “‘원칙과 상식’이 움직이고 있는 것과 이낙연 전 대표는 별개의 문제”라며 “개혁 신당을 바라는 분들과도 지금은 따로따로 움직이고 있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향후 당내에서 입지가 좁아진 비명계 의원들이 이 전 대표를 구심점 삼아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포럼이 끝난 뒤 기자들로부터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있느냔 질문을 받자 “여러 갈래의 모색이 있다. 국가를 위해서 제가 할 일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항상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하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총선을 5개월 앞두고 이 전 대표가 이재명 체제를 강하게 비판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가운데 향후 그의 행보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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