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 없는 타인에 흉기..이상동기범죄 빈발, 오송 지하차도 참사도
교권침해논의 방아쇠 서이초 교사 사망·한 편의 드라마 ‘전청조 사건’

공공뉴스=김수연·김민성 기자 2023년은 평범한 시민들이 유달리 두려움에 떨었던 해다. 길거리에서 일면식도 없는 타인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이상동기범죄가 줄지어 발생했고, 온라인에는 살인과 테러를 예고하는 글이 올라와 흉흉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늘이 뚫린듯 폭우가 쏟아졌던 장마철에는 충북 청주에 위치한 오송 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2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길거리를 걸어 다녀도, 차를 타고 다녀도 사고에 휘말릴 수 있다는 공포가 엄습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개시 역시 국민의 불안감을 부추겼다. 같은 계절,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새내기 교사의 죽음은 교권 침해 문제 논의의 방아쇠를 당겼다. 올해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해제에 따라 해외여행의 기쁨을 되찾았지만, 이로 인해 해외에서 빈대가 유입돼 40여년 만에 ‘빈대 포비아’가 확산됐다. 올해 벌레로 인해 고통받은 것은 대한민국 국민뿐만이 아니다.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참석을 위해 전북을 방문했던 전 세계의 청소년들도 물 빠짐이 좋지 않은 숙영지로 인해 해충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 우리는 흔히 극적인 사건이나 상황을 일컬어 ‘드라마같다’고 말한다. 드라마같은 사건사고가 연이어 일어났던 올 한해는 드라마보다 더한 ‘전청조-남현희 사건’으로 마무리됐다. 2023년 한해 발생한 주요 사건사고들을 <공공뉴스>가 살펴봤다. <편집자 註>

(왼쪽부터)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조선,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 ‘신림동 성폭행’ 사건 피의자 최윤종.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왼쪽부터)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조선,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 ‘신림동 성폭행’ 사건 피의자 최윤종.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 ‘묻지마 범죄’ 공포에 짓눌렸던 여름

올 여름, 시민들은 연이은 ‘묻지마 범죄’로 인해 불안한 일상을 견뎌야 했다. 대낮의 공공장소에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흉기 난동에 이어 성폭행까지 발생하자 ‘나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가 번졌다. 온라인에는 살인 예고글까지 게재되며 혼란을 부추겼다. 

‘신림동 칼부림 사건’의 피의자 조선(33)은 7월21일 낮 서울시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서 일면식도 없는 타인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20대 남성 1명이 숨지는 등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조선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 이유와 관련해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 이후 2주 뒤,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다. 최원종(22)은 8월3일 승용차를 끌고 백화점 앞 인도로 돌진해 시민 5명을 덮쳤고, 백화점 내부로 이동해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그의 범행으로 2명이 사망했으며 12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건 이후 최원종이 상당한 학업능력을 갖췄으며 매매가 10억원대의 아파트에서 홀로 거주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중의 분노와 범행 동기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같은 달 17일에는 대낮의 도심 공원에서 한 남성이 일면식 없는 여성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무차별 폭행하다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후 결국 숨을 거뒀다. 

범행 장소는 평소 시민들이 자주 찾는 일상적 공간이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최윤종에 대해 검찰은 이달 11일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에 대한 1심 선고는 내년 1월22일 내려진다. 

전 펜싱 국가대표인 남현희 씨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다가 사기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전청조 씨가 지난 10월31일 김포에서 체포된 뒤 서울 송파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 펜싱 국가대표인 남현희 씨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다가 사기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전청조 씨가 지난 10월31일 김포에서 체포된 뒤 서울 송파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드라마 뛰어넘은 ‘전청조-남현희 사건’ 

‘전청조 사건’은 10월 말 국내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던 블랙홀이었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의 재혼 상대로 이름을 알린 전씨는 유명 기업의 후계자로 소개되며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성별 논란, 재벌 3세 사칭 논란 및 각종 사기 의혹이 쏟아지며 전씨는 일순간 핫이슈로 부상했다. 그는 자신의 강연을 통해 인연을 맺은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이를 가로채거나, 투자를 위해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10월31일 경기 김포시의 친척 집에서 전씨를 체포했다. 

대중들은 ‘욕하면서도 본다’는 막장 드라마를 시청하는 심정으로 전청조 사건에 관심을 기울였다. 전씨의 슈퍼카, 남씨가 받았다는 고가의 선물 리스트, 성전환자, 사기 결혼 등 온갖 자극적인 요소가 이목을 사로잡았다. 

전씨가 보낸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자 온라인은 그의 말투를 흉내낸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도배됐다. ‘I am 신뢰에요’ ‘Ok.. 그럼 Next time에 놀러갈게요’ 등 그가 교포 행세를 위해 어설픈 영어를 섞어 보낸 메시지가 패러디 소재로 부상한 것. 일각에서는 “사기 피해자들의 불행을 웃음거리로 삼아도 되느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최근엔 전씨가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한 남씨의 주거지를 찾았다가 스토킹 혐의로 경찰에게 체포될 당시의 영상도 공개됐다. 영상에는 전씨가 남씨를 향해 “현, 한번만! (만나줘)”라고 외치며 현관 밖으로 끌려나가지 않기 위해 버티는 모습이 담겼다.  

현재까지 전씨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의 수는 32명으로 늘었으며 피해액 역시 36억9000만원 규모로 불어났다. 경찰은 남씨의 공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남씨를 추가로 소환하는 등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공교육 멈춤의 날’인 지난 9월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서이초 사망교사 49재 추모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교육 멈춤의 날’인 지난 9월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서이초 사망교사 49재 추모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서이초 사건發 부상한 교권 침해 문제

7월18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이초등학교의 1학년 담임교사가 교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교사는 지난해 처음 교단에 선 새내기 교사였으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해당 교사가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며 학부모로부터 지속적인 악성 민원 등 갑질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교사들의 공분은 커져갔다. 

주말이었던 7월22일과 23일 해당 초등학교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학교 담장에는 추모 화환이 빼곡히 들어섰다. 동료 교사들은 포스트잇에 쓴 추모메시지를 통해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9월4일, 교사들은 서이초 교사 사망 49재 추모일을 맞아 거리로 나섰다. 수 많은 교사들이 연가를 내고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해당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이들의 손에는‘진상규명이 추모다’ ‘교권보호합의안 의결하라’는 문구의 손피켓이 들렸다. 

지난달 경찰은 서이초 사망 사건에서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수사를 종결했다. 경찰은 사망 교사와 학부모들 간 업무용 메신저, 문자 메시지 대화, 업무용 PC, 일기장 등을 분석하고 학부모들로부터 제출받은 휴대전화 포렌식 내용 등을 조사했으나 폭언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자 교원단체에서는 ‘전형적인 부실 수사’라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지난달 29일 전국교사일동과 13개 교사단체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사건을 재수사하고 사망 교사의 순직을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서이초 사건이 발생한 지 5개월이 지난 이후 전국 각지에서는 현직 교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이어졌다. 이달 15일에는 학부모의 지속적인 협박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기간제 교사의 사례가 서울시교육청 공익제보센터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서이초 사건의 수사는 종결됐지만, 악성 민원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지 않는 한 비극은 현재 진행형일 수밖에 없다. 

지난 7월15일 미호천 범람으로 총 2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진입도로에서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7월15일 미호천 범람으로 총 2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진입도로에서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천재(天災) 아닌 인재(人災),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례없는 폭우가 쏟아졌던 7월15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는 인근 미호강의 범람으로 물에 잠겼다. 미호강의 제방 일부가 터지며 하천 물이 삽시간에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왔고, 길이 430m의 터널은 2분여 만에 6만톤 가량의 물로 가득 찼다. 

이로 인해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으며, 당시 차량이 고립되면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14명이 숨졌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다. 추후 공개된 침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는 지하차도 안으로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자 시민들이 필사적으로 탈출하는 모습이 담겼다. 

참사 발생 이후 국무조정실은 열흘 간 관련 기관에 대해 강도 높은 감찰조사를 실시했다. 국조실은 미호천교 아래의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하고 부실한 임시제방을 쌓은 것, 그리고 이를 제대로 감시·감독하지 못한 것이 사고의 선행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수많은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궁평2지하차도·미호강과 관련된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이 같은 ‘인재(人災)’가 발생했다는 결론이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오송 지하차도 사고가 지난해 10월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유사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무조정실로부터 충북도, 청주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등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고 관계자를 조사해온 검찰은 사고 발생 4개월여 만인 이달 7일 관련자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중 감리단장과 시공사 현장소장이 구속됐다.

지난 8월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시민사회단체원들이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해양방류에 대한 윤석열 정권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8월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시민사회단체원들이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해양방류에 대한 윤석열 정권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결국 개시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지난해 4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뒤 해양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같은해 7월22일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이 같은 계획을 정식 인가했다. 

해가 바뀌며 오염수 방류 시기가 성큼 다가오자 수산물 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일본은 ALPS 처리를 통해 방사성 물질 60여종을 제거할 수 있기에 방류해도 안전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삼중수소(트리튬)는 걸러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4월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티머시 무쏘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대학 생물학과 교수는 삼중수소가 체내에 오랜 기간 축적되면 유전자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 국민의힘의 초청으로 국회를 방문한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과 명예교수는 ALPS로 처리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오염수의 국내 유입 및 영향력을 두고 학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리자 우리 정부는 직접 검증에 나섰다. 시찰단을 후쿠시마에 5박6일 간 파견해 원전 오염수가 정화되고 바다로 방류되는 과정을 들여다보게 한 것. 

하지만 야권에서는 우리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까닭에 오염수 방류 결정에 침묵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단식투쟁에도 나섰다. 이에 여당은 “괴담 정치를 중단하라”고 맞섰다. 제주, 부산 등에서는 방류를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결국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8월24일 오후 1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일본은 향후 30년 동안 오염수 130만여 톤을 바다로 방류할 계획이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 8월3일 전북 부안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숙영지에 그늘을 찾아볼 수 없는 모습. <사진=뉴시스>
연일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 8월3일 전북 부안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숙영지에 그늘을 찾아볼 수 없는 모습. <사진=뉴시스>

# 글로벌 망신 잼버리 파행 사태

올해 8월 전라북도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에서 개최되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행사가 열렸다. 바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이하 새만금 잼버리 대회)’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4년 마다 개최되는 국제 청소년 야영 축제로, 야영 활동을 통해 각국 청소년들과 교류하며 우정을 쌓을 수 있는 장이다. 올해 한국에서 개최된 잼버리 대회는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 조성된 새 야영장에서 진행됐다.

158개국 4만3200여명 가량의 청소년 및 지도자들이 참가를 신청했으며, 한국 정부는 잼버리 대회를 통해 수천억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행사 개막 직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발생, 비위생적인 환경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나무가 없어 그늘이 부족하고 물 빠짐이 좋지 않은 숙영지로 인해 벌레가 창궐하며 스카우트 대원들의 불쾌감은 높아져만 갔다. 대회에 납품된 구운 달걀에서 곰팡이가 발생했다는 민원까지 제기됐다.

결국 미국과 영국의 스카우트 대원들은 조기 퇴영을 결정했고, 정부는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공무원들이 대거 투입됐으며 한덕수 국무총리는 양 소매를 걷어붙이고 직접 화장실 변기를 청소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SK그룹 등 주요 대기업까지 나서서 물품을 지원하는 등 ‘잼버리 살리기’에 총력을 쏟았다. 

같은달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개최된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를 끝으로 다사다난했던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막을 내렸다. 

이후 잼버리 사태를 통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무능·무책임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질책이 이어졌다.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와 관할 지자체인 전라북도를 향한 책임론도 불거졌다.

서울 용산구 서울역 쪽방상담소에 빈대 주의 안내문이 게시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용산구 서울역 쪽방상담소에 빈대 주의 안내문이 게시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40년 만에 찾아온 ‘빈대 대란’

1970년 이후 사라졌던 빈대가 올해 10월 전국 곳곳에서 발견돼 이른바 ‘빈대 소동’이 일었다. 빈대는 감염병을 매개하지는 않지만 흡혈을 통해 수면을 방해하고 가려움증 등을 유발하는 해충이다.

국내에서는 박멸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천의 한 찜질방과 대구 소재 대학의 기숙사에서 빈대가 연이어 발견되자 전국은 공포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펜데믹(Pandemic)이 지나가니 빈데믹(빈대+팬데믹)이 닥쳤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갑작스런 빈대 출몰의 원인은 코로나19 방역 해제에 따른 해외여행 급증 탓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정부합동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방제에 총력을 기울였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초 빈대 방제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디노테퓨란) 살충제 8개 제품을 긴급 승인했다. 질병 당국은 해외로부터의 빈대 유입 차단을 위해 이달 20일부터 인천공항 열풍기 방제 시범사업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빈대 예방·대응 정보집’에 따르면, 빈대 예방을 위해서는 숙박업소를 방문한 즉시 빈대가 숨어있을 만한 침대 매트리스, 카펫, 가구 등의 틈새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만약 빈대를 발견했다면 스팀 고열, 진공청소기 등의 물리적 방제와 살충제(피레스로이드계) 처리 등 화학적 방제를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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