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출마했다 낙선했던 서울 상계동서 기자회견
李, ‘총선 전 재결합 시나리오 부정한다’고 못 박아
“선대위원장 자리 제안받은적 있지만 동하지 않아”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결국 집권 여당 탈당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정부·여당을 정조준하며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무책임한 현재의 위정자들과 다르게 자신은 스스로의 주장·선택에 대해 30년 뒤에도 살아서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다며, 누가 내는 대안과 제안이 더 절박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전 대표는 자신이 국민의힘과 총선 전 재결합하는 시나리오는 없을 것이라고도 못박았다.

창당 실무 작업에 착수한 이 전 대표의 향후 행보와 그의 신당이 총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 李, 정치적 고향 상계동서 탈당 기자회견

이 전 대표는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상계동은 그의 정치적 고향이자 세 차례 출마했다가 낙선한 지역이기도 하다. 

그간 이 전 대표는 이날을 탈당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국민의힘에 변화를 촉구해왔다.

이 전 대표는 당에 남기 위한 조건으로 ▲홍범도 장군 흉상이전 철회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특검 도입 ▲이태원 참사 유가족 면담 수용 등을 제시했지만 대통령실과 당이 이에 대한 반응을 내놓지 않자 탈당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겨냥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사실 저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냐는 자세로 살 수도 있다”며 “실제로 이미 몇 달 전 책임 있는 사람으로부터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등의 자리도 제안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전혀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잠시 보수정당에 찾아왔던 찰나와도 같은 봄을 영원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스스로를 다시 한번 반성한다”며 “그들의 권력욕을 상식선에서 대했고, 진압하지 못했던 오류를 반성한다. 모든 것이 제 부족한 탓”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 동시에 국민의힘에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며 “과거의 영광과 유산에 미련을 둔 사람은 선명한 미래를 그릴 수 없다”고 선언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 “왜 검·경 결사체 때문에 대립 강요받아야 하나”

이 전 대표는 또 검찰 출신인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경찰 출신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이끄는 정부·여당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놨다.

이 전 대표는 “이제 대한민국의 공용어는 ‘미래’여야 한다”며 “지금도 누군가는 대한민국의 위기 속에서도 상대를 악으로 상정하고 청산하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시민들을 이끄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말 위에서 천하를 얻었다 해도 계속 말 위에서 다스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대선이 끝난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극한 대립,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되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대중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노력”이라며 “이제 시민 여러분께서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한 검투사의 검술을 즐기러 콜로세움으로 가는 발길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대통령과 당대표가 모두 군인인 시대를 겪어냈던 우리가 왜 다시 검찰과 경찰이 주도하는 정치적 결사체 때문에 극한 대립을 강요받아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수능 킬러문항 배제 조치 등과 같은 교육개혁, 연금개혁 등을 거론하며 대통령을 비롯한 대부분의 정치인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왜냐하면 정작 권력을 가진 그들은 앞으로 길어야 10년 이상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무책임한 현재의 위정자들과 다르게 저는 제가 지금 하는 주장과 선택에 대해서 30년 뒤에도 살아서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다”며 “누가 내는 대안과 제안이 더 진실하고 절박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어린 자신의 나이를 내세워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내년 4월, 대통령 한 사람이 아닌 상계동의 꿈, 보편적인 민주 시민의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이 여러분을 대표할 수 있도록 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정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 국힘과 총선 전 재결합엔 선긋기

이 전 대표는 향후 신당 창당 과정과 함께 합류 인사들에 대해서도 설명에 나섰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신당 창당 로드맵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 전 대표는 “아마 지금 이 시각 과천 선관위에서는 저희 측 관계자가 창당 준비 위원회 결성 신고서를 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획대로 된다면 아마 오늘 부로 창당 준비위원회는 가칭 ‘개혁신당’이란 이름으로 발족했음을 알려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당의 과정이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인 창당 과정과 마찬가지로 시도당을 결성하고, 중앙당을 등록하는 절차로 이어질 계획이며,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려 하고 있다”며 “그러기 때문에 시도당 대회 같은 것들은 간소화해서 진행하는 형태로 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향후 신당에 합류하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차근차근 공개할 것”이라며 “저는 천아용인에게 ‘가장 명예로운 방식으로 국민에게 본인의 뜻을 알려달라’고 이야기했다. 각자 무슨 선택을 하는지는 지켜봐 달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또 향후 자신의 신당이 국민의힘과 총선 전에 재결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 전 대표는 “아까 책임있는 모 인사로부터 총괄선대위원장 등의 직위를 제안받은 바가 있다고 했는데,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의 출마도 제안받았다”며 “그러나 저는 전혀 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떤 언론인이던지 간에 여러 시나리오를 보도하실 것”이라며 “적어도 오늘 이 자리에서 총선 전 재결합 시나리오라는 것은 제가 부정하고 시작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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