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의원 등 기자회견 열고 野지도부 압박
“與와 야합하면 민주진영 분열 명분 주는 것”
김두관 “이재명 대표, 침묵은 리더십 아니다”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4월 총선에 적용될 선거제를 논의 중인 더불어민주당이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가운데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반대하며 압박에 나섰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80명은 병립형 비례제로의 ‘퇴행’은 민주 진영 분열의 명분을 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제 개편의 키를 쥐고 장고를 거듭 중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이 같은 당내 의견에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모인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 등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개혁진보대연합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병립형 퇴행은 윤석열 심판 민심을 분열시키는 악수 중의 악수”라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 등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개혁진보대연합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병립형 퇴행은 윤석열 심판 민심을 분열시키는 악수 중의 악수”라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 민주당 의원 80명 “병립 퇴행, 소탐대실”

이들은 26일 오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야합해 병립형으로 돌아가면, 민주 진영 분열의 명분을 주는 것이며 윤석열 정권 심판 민심을 분열시키는 악수 중의 악수”라며 “병립 퇴행은 소탐대실, 명분 잃고 실리도 잃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53석 지역구에서 민주당 중심으로 정부·여당과 일 대 일 구도를 만들고, 경합지역에서 개혁·진보정당들 간의 경쟁으로 윤석열 정부 견제·심판 민심이 분산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지역구 최대 의석 확보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역구 민주당, 비례 연합으로 연동형 대국민 약속을 지키는 민주개혁진보대연합을 이뤄야 한다”며 “여러 정당의 연대·연합을 통해 다양한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 투표율을 높이고, 민주주의의 위기가 심화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비례선거제에 대한 당내 논의가 충분히 이뤄진 만큼, 지도부를 중심으로 제도적 결단이 지체없이 이뤄지고 총선 민주개혁진보대연합 논의에 민주당이 적극 임할 수 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문에는 강민정, 강준현, 강훈식, 고영인, 고용진, 권인숙, 기동민, 김경만, 김교흥, 김두관, 김민기, 김상희, 김성환, 김승남, 김영주, 김의겸, 김정호, 김주영, 김철민, 김한규, 김한정, 김홍걸, 도종환, 맹성규, 문진석, 민병덕, 민형배, 박광온, 서동용, 송갑석, 송기헌, 송재호, 신동근, 신영대, 신정훈, 안민석, 양기대, 양이원영, 어기구, 오기형, 우원식, 위성곤, 유정주, 윤건영, 윤영덕, 윤영찬, 윤재갑, 윤준병, 이병훈, 이상헌, 이동주, 이수진(비), 이수진, 이원택, 이용빈, 이용선, 이용우, 이장섭, 이정문, 이탄희, 이학영, 이형석, 인재근, 임호선, 장철민, 전해철, 전혜숙, 정춘숙, 정필모, 조오섭, 최인호, 최종윤, 최혜영, 한정애, 허숙정, 허영, 허종식, 홍기원, 황운하, 황희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 병립형 vs 연동형 고심 커지는 민주당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전날(25일) 자신의 SNS에 병립형 비례제로의 회귀를 반대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김 의원은 “선거가 코앞인데 선거구제가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민주당 지도부는 기어이 국민을 배신하고 병립형으로 돌아가겠다고 의원들을 줄세우고 있는 중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계속 침묵이다. 침묵은 리더십이 아니”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받아야, 그래야 민주진보 진영의 리더가 되고 집권도 할 수 있다. 혼자 다 먹겠다고 욕심부리면 다 죽는다”고 꼬집었다.  

현재 민주당은 비례대표제 개편 방향과 관련해 병립형과 연동형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병립형 비례제는 지역구 의석수와 무관하게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다. 거대 양당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이기도 하다.

반면 연동형 비례제는 지역구 의석수에 정당 득표율을 연동해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얻지 못한 군소 정당에도 기회를 줄 수 있다.

민주당은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내달 초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 내 선거제를 둘러싼 이견들이 있고, 이견이 팽팽한 상태”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결정) 시기를 특정해서 말하는 것이 조심스러운데, 개인적으로는 2월 초엔 결정 나야 하지 않을까”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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