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이민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대기업 적폐청산을 외치고 나선 가운데 이제 매서운 칼끝이 향한 곳은 바로 기업들의 ‘공익재단’이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국내 5대 그룹은 물론 대부분의 기업들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공익재단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그동안 이 재단은 재벌들의 상속 및 증여세 회피수단으로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며 사실상 공익재단의 순수한 목적은 사라지고 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최근 공정위는 대기업들이 공익재단을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와 부당이득을 취하는 통로 역할로 이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들 재단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한다고 선전포고했다. 이에 <공공뉴스>는 문화예술, 장학, 사회복지 사업 등 기업의 특수한 이해관계를 벗어나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투명하게 실천해야 할 대한민국 기업의 공익재단 현주소를 점검해보기로 한다.
<편집자註>

<사진=한국고등교육재단 홈페이지 캡쳐>

SK그룹은 장학사업을 하는 한국고등교육재단과 사회공헌 전문 재단인 행복나눔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고등교육재단만 SK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최종현 선대회장, 사재 출연 장학사업 시작

한국고등교육재단은 SK그룹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지난 1974년 사재를 털어 설립한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세계수준의 학자를 양성해 학술발전을 통한 국가발전을 촉진하기 위함이 이 재단의 설립 목표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설립이래 국내의 우수한 인재들을 선발, 세계 최고수준의 교육기관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유학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지도하고 학비 및 생활비를 모두 지원하는 해외유학 장학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까지 사회과학, 자연과학, 동양학, 정보통신 분야에서 수백명의 박사학위자를 배출했다.

이 같은 해외유학 프로그램 이외에도 재단은 국내 동양학, 정보통신 분야의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대학원장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대학특별 장학프로그램을 운영, 학생들이 학문에 전념토록 지원하고 있다.

한학연수장학제도를 통해서는 인문과학 및 사회과학 전공자를 대상으로 한학의 기본 경전과 주요 고전을 교육시키고 있다.

또한 재단은 아시아의 학문 발전과 상호 이해 증진에 기여하고자 매년 약 50명의 아시아 각국의 젊고 우수한 학자들을 한국으로 초청, 한국 내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 1년 또는 6개월간 국내 학자들과 협력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제학술교류지원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한국교육재단은 초청학자들에게 월 연구비, 왕복항공료, 입국지원금, 연구장려금, 상해보험 등을 지원해 학술연구를 수행하도록 지원한다. 또 한국어강좌 및 한국문화여행, 산업시설 견학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해 한국 사회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2000년 9월부터 현재까지 중국을 비롯한, 몽골, 베트남, 미얀마, 태국, 라오스 등 16개국 135개 기관에서 805명의 학자를 지원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지난 2004년부터 북경대학과 공동으로 국제학술대회 베이징포럼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 베이징포럼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조어대국빈관과 북경대학에서 ‘문명의 화해와 공동번영 – 변화하는 세계의 가치와 질서(Harmony of Civilizations and Prosperity for All – Values and Order in a Changing World)’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사진=한국고등교육재단 홈페이지>

◆학술연구부터 리더십 프로그램까지 다양

아시아 각 국의 주요 대학 및 연구기관에 ‘아시아연구센터(Asia Research Center)’도 설립해 현지 학자들의 연구 및 다양한 학술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 아시아와 세계 지식인들간의 학술적 소통을 더욱 원활하게 하고 학자들이 서로 지식을 교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기 위해 베이징포럼, 상하이포럼 등 다양한 국제학술포럼을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매년 8월 리더십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한국과 중국의 젊은이들이 협력적 리더십을 배양하고 미래지향적 상호인식을 확대하기 위해 북경대학, 복단대학, 중국인민대학 등과 협력해 ‘한-중 대학(원)생 리더십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35명의 대학(원)생들이 선발해 학습, 체험, 토론, 탐방 활동을 통해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도모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너만의 꿈을 키워라!’, ‘더 넓은 세상으로!’를 모토로 진행하고 있는 학자양성프로그램 ‘Dream Lecture’는 지난 40여년간 인문, 사회, 자연,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배출한 현직 대학 교수들이 청소년들의 비전과 진로 설계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해 지식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Dream Lecture: 너만의 꿈을 키워라!’는 지난 2012년 11월 시작됐고, 이듬해 12월부터는 ‘Dream Lecture: 더 넓은 세상으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SK행복나눔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SK케미칼 등 계열사가 지분 보유..과거 투명성 문제 지적

한편, 한국고등교육재단은 SK케미칼, SK네트웍스, SK건설, SKC 등 SK그룹 계열사들이 지분을 보유 중이다.

SK케미칼은 0.99%(24만523주), SK네트웍스 0.33%(82만1488주), SK건설 0.24%(8만6120주), SKC 0.2%(7만2436주) 등이다.

이 재단이 지난해 지출한 목적사업비는 장학사업 60억원 등 총 150억원 이상으로 총수입 대비 지출 비중은 80% 이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과거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운영과 관련, 어떤 자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일절 공개하지 않아 시민사회로부터 투명성 문제로 지적을 받기도 했었다. 또 계열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탓에 배당금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SK그룹의 또 다른 공익재단인 행복나눔재단은 지난 2006년 9월 설립됐으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 중이다.

행복나눔재단은 행복나래 지분을 5%(8만주)를 갖고 있다. 행복나래는 그룹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사인 MRO코리아였다. 그러나 일감몰아주기 의혹 이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됐고, 행복나래는 매년 순이익을 행복자눔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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