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박계형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대기업 적폐청산을 외치고 나선 가운데 이제 매서운 칼끝이 향한 곳은 바로 기업들의 ‘공익재단’이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국내 5대 그룹은 물론 대부분의 기업들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공익재단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그동안 이 재단은 재벌들의 상속 및 증여세 회피수단으로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며 사실상 공익재단의 순수한 목적은 사라지고 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최근 공정위는 대기업들이 공익재단을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와 부당이득을 취하는 통로 역할로 이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들 재단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한다고 선전포고했다. 이에 <공공뉴스>는 문화예술, 장학, 사회복지 사업 등 기업의 특수한 이해관계를 벗어나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투명하게 실천해야 할 대한민국 기업의 공익재단 현주소를 점검해보기로 한다.
<편집자註>

1947년 ‘락희화학’이라는 이름으로 첫 발걸음을 내디딘 LG는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이라는 기업의 경영이념 아래 문화, 교육, 복지, 언론, 환경에 이르기 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심도 깊은 공익활동을 펼쳐가고 있다.

◆구인회-구자경-구본무 3代 걸친 공익사업

고(故) 연암 구인회 LG 창업회장은 LG의 지속적인 성장 토대를 닦은 시점에서 기업의 사회성을 깊이 인식, 1969년 부동산과 주식 등 7억8382만원의 사재를 털어 장학육영 및 문화 사업을 목적으로 LG연암문화재단을 설립했다.

LG연암문화재단은 구 창업회장의 “기업은 국가와 민족 번영의 밑거름이 되고,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재단.

인재 양성과 과학기술 진흥, 문화예술 분야 등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사랑의 다문화 학교’를 통해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과학문화 대중화에 기여하고자 청소년들을 상대로 ‘영메이커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을 진행한다.

또한 국제 공동연구와 도서구입비 지원 사업을 하고 있으며, 상남도서관과 아트센터도 건립해 운영하면서 교육은 물론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폭 넓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립학교 재단인 LG연암학원은 연구비와 장학금 지원이라는 소극적인 장학사업에서 적극적인 육영사업을 위해 1974년 연암대학교, 1984년에는 연암공과대학교를 설립했다.

초대 이사장인 구자경 LG 명예회장은 “끝까지 버려서는 안 되는 믿음, 교육”의 취지로 최고의 기술 인력을 배출하는 목적에 큰 뜻을 뒀다.

연암대학교는 설립 이래 농생명산업 분야와 웰빙 분야의 특성화에 집중했다. 국내 최대, 최고의 첨단 실습장을 운영해 철저한 현장 실무교육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농생명산업과 웰빙산업 분야의 중추 인력을 배출해 왔다.

연암공과대학교는 전자과와 전자계산과를 모집해 1984년 연암공업전문대학으로 개교한 이후, 1998년 연암공업대학으로 교명을 변경했다. 2011년에는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에서 전국 146개 전문대학 중 취업률 1위, SCK(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 우수대학 선정, 전문대학 기관 평가인증 획득, 교육역량 강화사업 6년 연속 선정 등 국내 명품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LG복지재단은 구 명예회장이 사재 2억 원을 출연해 1991년 설립됐다. 기업의 이윤을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눔으로써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 재단 설립의 취지다.

복지재단은 군인, 경찰, 소방관 등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공직자는 물론 타인을 위해 살신성인한 일반인까지 의로운 시민들을 찾아내 포상하고 사회의 귀감으로 삼아 널리 알리는 ’LG의인상’, 저소득 가정의 저신장 아동과 부모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성장호르몬제 지원’, LG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해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돕는 ’사랑 품앗이’, 저출산 문제 극복 일환으로 부모님들이 육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육시설을 매년 1개씩 건립해 지방자치단체에 기증하는 ‘어린이집 건립기증’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 명예회장은 이어 1997년 언론인의 양성과 언론 발전을 위해 LG상남언론재단을 만들었다. 학술장학 재단으로 해외연수, 어학교육, 해외언론인교육지원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평소 자연 생태계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던 구본무 LG 회장은 1997년 국내 최초로 환경전문 공익재단인 LG상록재단을 설립했다. 상록재단은 공익사업으로 광주 곤지암에 구 회장의 호를 딴 ‘화담숲’을 만들었고, 멸종위기종 보호와 도감 발간 등 사업을 시행 중이다.

LG복지재단-‘LG 의인상’: LG복지재단은 지난 11월30일 인천시 다세대 주택 화재 현장에서 화마를 피해 3층에서 떨어뜨려진 어린 남매를 맨손으로 받아 구조한 정인근 소방경(54·인천 검암119안전센터장)에게 ‘LG 의인상’을 전달했다.<사진=LG재단 홈페이지>

◆LG연암학원·연암문화재단 통해 계열사 지분 보유

LG그룹 공익재단을 자산 순으로 나열하면 LG연암학원(자산 5308억원), LG연암문화재단(1835억원), LG상록재단(735억원), LG복지재단(392억원), LG상남언론재단(305억원) 등 순이다.

LG그룹은 이들 재단 가운데 LG연암학원과 LG연암문화재단 두 곳을 통해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LG연암학원 지난해 총수입은 615억원으로 연암대학교·연암공과대학교 운영 등의 고유목적사업에 418억원을 사용했다. 총수입 대비 고유목적사업비 비중은 67.9%다.

LG연암학원은 지주사인 ㈜LG 2.13%(367만5742주), LG상사 0.04%(1만7046주)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외에 GS 2.13%(197만9245주), LF 0.04%(1만2860주), LS 0.04%(1만5290주), KB손해보험 0.04%(2만8900주), GS건설 0.01%(8423주), NH투자증권 0.04%(11만4747주) 등 기업 주식을 가지고 있다.

LG연암문화재단은 ㈜LG 0.33%(57만2525주), LG화학 0.03%(2만746주), GS 0.33%(30만8283주) 지분을 보유했으며 총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4%로 매우 낮다.

지난해 총수입은 214억원으로 이 중 고유목적사업비로는 139억원을 지출했다. 세부적으로는 아트센터 운영에 101억원, 도서관에 17억9200만원, 장학금 지원 4억2800만원, 그외 기타 사업비로 15억7800만원 등을 썼다. 총 수입 대비 목적사업비 비중은 64.9%다.

구광모 LG 상무

◆‘유력 후계자’ 구광모 상무, 승계 자금 마련에 주목

한편, 현재 LG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고 있는 4세 구광모 LG 상무는 꾸준히 LG 주식을 사들이면서 보유지분을 지난 2004년 0.26%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6.24%까지 늘렸다.

구 상무는 구 회장(11.28%)과 구본준 LG 부회장(7.72%)에 이어 3대 주주다.

하지만 지금까지 확보한 현금으로는 경영권 확보에 충분한 지분을 사들이기에 부족하다. 때문에 LG상사의 자회사인 판토스의 기업가치를 키워 부족한 자금을 충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판토스의 지분은 LG상사가 51%, 구 상무 7.5%를 포함해 오너일가 4세 지분이 19.9%다. 총수일가 개인 지분이 많은 가운데 판토스의 지난해 전체 매출의 60% 가량이 LG그룹 계열사를 통해 달성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지주사인 ㈜LG가 LG상사를 지주사 내에 편입시키면서 판토스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상당 부분 벗어나면서 안정적으로 덩치를 키울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구 상무의 지분율이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그룹 산하 공익재단에 지분을 증여해 세금을 줄이는 방법이 언급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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