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돌파, 개인투자자 1000만명 시대
尹 자본시장 공정회복 위해 “증권거래세 폐지”
李 주가조작 근절, 安 AI 활용 불공정행위 감시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2022년 3월 치러질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제1야당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까지 연일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정권재창출과 정권교체라는 지상 최대의 과제를 놓고 ‘숙명의 일전’을 벌일 수밖에 없기에 대선가도에 뛰어든 여‧야 후보군의 정책전과 네거티브전은 연일 과열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20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여·야 대선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을 면밀히 살펴본다. <편집자 註>

올해 초 국내 주가지수(KOSPI)가 최초로 3000을 넘어섰다. 지난해 이어 주식 열풍이 전국을 휩쓸었다. 한국갤럽의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결과 2019년 10%를 밑돌던 주식 선호율은 2021년 8월 20%를 넘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4일부터 12월24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의 국내‧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는 103조6500억원 가량.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수 규모가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주식시장 내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지자 이들을 향한 정치권의 구애가 이어지는 상황. 20대 대선 후보들도 1000만 ‘동학개미’들의 표심을 사로잡을 주식‧자본시장 관련 공약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제공=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제공=뉴시스, 공동취재사진>

◆尹 자본시장 공정회복 공약..“증권거래세 폐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27일 증권거래세 폐지와 공매도 개선이 골자인 ‘자본시장 공정회복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개미투자자가 급증해 국민 다섯 분 중 한 분이 주식 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그동안 우리 주식시장에서는 기업 성장의 과실이 국민들께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다”며 “기업 실적에 대비한 주가 수준이 아직도 선진주식시장에 비해 미흡해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보다 공정한 시장 제도를 만들어 우리기업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기업과 투자자가 함께 윈-윈하는 선진 주식시장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개인투자자에 대한 세제 지원 강화 ▲주주 보호 ▲장내 매도 기간‧한도 제한 ▲공매도 제도 합리적 개선 ▲자본시장 투명성·공정성 개선 등의 다섯 가지 세부 공약을 제시했다. 

윤 후보는 개인투자자에 대한 세제 지원 강화를 위해 주식양도소득세 대상이 확대되면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현재 보유 기간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적용하게 돼 있는 주식 양도소득세율을 장기투자자에 대해서는 우대세율을 적용하여 낮추겠다”고 설명했다. 

주주 보호와 관련해서는 “신사업을 분할하여 별도 회사로 상장하는 경우 기존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등 선량한 투자자를 보호하는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제안했다. 

또한 “내부자들이 제한 없이 지분을 매도해 일반 주주가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한 주식 등의 이유로 단기간에 급등한 주식을 경영진들이 대량으로 일시 매도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현재 무제한으로 허용된 장내 매도 기간·한도를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윤 후보는 “공매도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개인투자자가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에 비해 불리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공매도 서킷브레이크 도입 등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며 “우리 자본시장을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으로 만들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우고, 국민 행복의 기반을 튼튼히 하겠다”고 공언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사진제공=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공동취재사진>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사진제공=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공동취재사진>

◆李 “주가조작 근절” vs 安 “AI 활용 불공정행위 감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최근 포항 죽도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즉흥 연설을 통해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너무 저평가돼 있다”며 “대통령을 맡겨주시면 주가조작 사범들을 엄벌해서 ‘주가지수 5000시대’를 열어 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이달 15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의 합니다_소확행 공약 27’이란 글을 올려 “시세조종, 주가조작 근절! 공정한 시장 질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 후보는 “인위적인 주가조작은 소액투자자의 피땀 어린 돈을 가로채는 중대 범죄”라며 “현재도 강력한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만 엄격한 입증책임을 요구하는 만큼 기소율도 낮고 처벌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한계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주가조작 같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행위, 엄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개미투자자의 눈물을 닦고 시장경제 질서를 바로 잡겠다”며 ▲주가조작 불법이익 환수 과징금 제도 도입 ▲자본시장 참여제한 등 제재 방식 도입 ▲금감원 특별사법경찰 확대 등의 세부 방안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주가조작을 통한 불법이익을 효과적으로 환수할 수 있는 과징금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형사절차와 더불어 과징금을 통한 신속한 제재로 처벌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 각국이 운영 중인 자본시장 참여제한이나 금융거래 제한, 상장회사 임원선임 제한 등 다양한 제재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 특별사법경찰을 대폭 확대해 악성 주가 조작 범죄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며 “국회에서 논의 중인 관련법이 신속하게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국내 대표 ‘주식부자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는 선대위 회의에서 자신의 주식투자 실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10년전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을 만드는 미국의 한 회사에 2000만 원 정도를 투자했다”며 “그 회사 주가가 10년 사이에 1287배 넘게 올랐으며, 2000만원이 250억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이 아닌 안랩이 투자한 것이기에 그것은 온전히 안랩의 수익”이라며 “만일 10년전 348조9000억이었던 국민연금 적립금의 0.286%인 1조원만이라도 이런 회사에 투자했다면 연금 고갈 걱정을 덜었을 것”이라고 했다.  

뛰어난 투자 실력을 보인 만큼 안 후보의 주식·자본시장 공약 역시 개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  

안 후보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 안철수는 불공정거래통합감시기구를 설치하고 인공지능을 이용한 차세대 불공정행위 감시시스템을 구축해 작전세력을 뿌리 뽑고 동학개미들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집권 즉시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남부지검 합수단, 금감원까지 참여하는 상시적인 불공정거래통합감시기구를 설치하겠다”며 “주가 조작 세력들은 시장 근처에 얼씬 못하게 만들어 건강한 주식시장과 개미들의 꿈을 지켜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사진제공=뉴시스>

최근 윤 후보와 이 후보가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_경제의신과함께’에 연달아 출연한 사실이 큰 이슈가 됐다. 후보들은 자본시장 육성 방안에서 부동산 정책 방향까지 경제 현안 전반에 관한 의견을 펼쳤다. 30일 기준 윤 후보의 영상은 214만회, 이 후보의 영상은 36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주식 투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대선 후보들이 관련 영상에 출연하고 공약을 발표하며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상황. 과연 어떤 후보가 ‘우량주’로 판단돼 상한가를 기록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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