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층 비율 높고 거대양당 향한 충성도 낮아
자기 이익에 민감한 반응..‘공정’ 가치 중요시
국힘, 청년 공약 다수 발표..개혁신당은 ‘복병’
민주당, 서울 서대문갑 청년전략특구로 지정

오는 4·10 총선은 윤석열 정부 임기 중반에 이뤄지는 만큼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지닌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곧바로 레임덕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경우 정국 주도권을 확보해 차기 정권 재창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이에 여야 모두 총선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 특히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도 이번 선거는 명운이 달린 만큼 치열하고 뜨거운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빅텐트 구성에 성공한 제3지대 세력들도 거대 양당 체제를 비판하며 표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총선 승기를 잡기 위한 여의도의 셈범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지는 가운데 <공공뉴스>는 여야의 총선 전략 및 관전포인트를 짚어보기로 한다. <편집자註>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22일 오후 경기도 의왕역 대합실에서 열린 ‘3만원 청년패스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lt;사진=뉴시스&gt;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해 11월22일 오후 경기도 의왕역 대합실에서 열린 ‘3만원 청년패스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22대 총선이 4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선거의 향방은 지지 정당을 정하지 않은 무당층 ‘스윙 보터(swing voter)’가 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무당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2030 청년 세대의 표심을 얻는 정당이 총선 승기를 거머쥘 것이란 분석에 각 당은 이들을 겨냥한 공약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는 모습.

기존 정치권에 통용되는 보수·진보 이념에 반응하지 않고, ‘공정’ 이슈를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해당 세대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 지가 4월 총선판의 열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무당층 비율 높은 2030 세대 

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2월5주차 자체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지지하는 정당이 없거나 모름, 응답거절’한 무당층은 전체 유권자의 19%로 나타났다.

갤럽의 정기 여론조사에서 무당층 비율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3주차 조사에서 무당층 비율은 32%를 기록했지만, 같은 해 12월2주차 조사에서 24%로 떨어진 뒤 올해 2월4주 조사에서 20%까지 하락했다. 

이같은 추세는 그간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온 스윙보터들의 표심이 총선을 앞두고 보수 혹은 진보 정당으로 이동하는 흐름으로 분석된다. (* 표본오차 모두 95% 신뢰 수준에 ±3.1%p,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 자세한 내용은 갤럽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2030 청년 세대 중 무당층인 비율이 높다. 이번 갤럽 조사에서 20대(18~29세)의 40%, 30대의 24%가 무당층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4050세대,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은 60대 이상 유권자와 비교해 청년층은 거대 양당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청년 유권자들은 기존 정치권에 통용되는 보수·진보 이념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이들은 끝까지 한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슈에 따라 언제든 지지를 철회하는 등 유동적인 행보를 보인다. 부동산, 일자리 등 자신의 이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실망을 표하는 등 ‘공정’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경향도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지난달 27일 서울 성동구의 한 북카페에서 기후 미래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기후 미래 택배’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지난달 27일 서울 성동구의 한 북카페에서 기후 미래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기후 미래 택배’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 국힘, 청년 공약 다수 발표..‘젊은 피’ 수혈엔 소홀 

총선 국면에서 거대 양당과 제3지대 신당은 스윙보터 청년층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공약을 발표해왔다.  

국민의힘은 최근 결혼·주거비용 문제 등에서 청년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청년 모두 행복 2호’ 공약을 발표했다. 결혼·주거 비용 문제 등에서 청년층의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 지원과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국민의힘은 2020년 제정된 청년기본법을 개정해 매년 1년씩 5년에 걸쳐 청년 연령 기준을 39세까지 상향하기로 했다. 또 지방 광역권은 개발제한구역 입지규제 개선을 통해 일자리 연계 청년·신혼·출산 가구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주거 안정을 위한 자금 마련 지원도 약속했으며,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와 같은 예식 비용의 소비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청년을 위한 문화생활 지원 확대 공약과 함께 청년층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후변화 관련 공약도 내놨다. 기후위기 대응 재원을 확대하기 위해 기후대응기금 규모를 2배 이상 늘리고, 기후위기 대응 컨트롤타워인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국민의힘은 청년층을 위한 공약을 연이어 내놨지만,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40대 이하 공천자가 크게 줄어 ‘늙은 공천’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달 29일 기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총선 후보자 총 157명의 공천을 의결했는데, 이들의 평균 나이는 58.3세다. 40대 이하 후보는 총 20명으로 12.7%에 불과하다. 

다양한 계층의 국민을 대표할 필요성이 있는 집권 여당이 ‘젊은 피’ 수혈에 소홀할 경우 청년층의 지지를 받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운데)가 지난달 27일 경기도 용인시 중앙시장을 방문해 정책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운데)가 지난달 27일 경기도 용인시 중앙시장을 방문해 정책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청년전략특구’ 내세운 민주당..개혁신당은 복병

민주당의 경우 청년 공약 1호로 월 20만원대 공공기숙사 5만호 공급 계획을 제시했으며, 청년층 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한 ‘월 3만원 교통패스’ 공약도 내놨다. 예비군 훈련을 3년으로 단축하는 등 장병 처우 개선책도 마련했다.

모든 신혼부부에게 가구당 10년 만기 1억원을 대출해주고, 출생자녀 수에 따라 원리금을 차등 감면하는 등 현금성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저출생 대책도 제안했다.

민주당은 가상자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청년층을 겨냥한 공약도 발표했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의 발행·상장·거래를 허용해 투자 접근성을 개선하고, 가상자산 ETF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편입시켜 비과세 혜택을 강화하기로 한 것.

또한 민주당은 연세대, 이화여대 등 대학교가 몰려있는 서울 서대문갑을 ‘청년전략특구’로 지정해 청년의 정치 참여 확대에도 나섰다. 서대문갑은 충현동, 천연동, 북아현동, 신촌동, 연희동, 홍제1·2동 등을 포함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이 청년 표심 쟁탈전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개혁신당은 65세 이상 지하철 무상이용 혜택 폐지, 경찰·소방직 여성 공무원의 군 복무 의무화 등의 파격적인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이 대표의 핵심 지지층인 2030남성을 ‘정밀 타깃팅’한 공약으로 평가받는다.

아울러 이 대표는 전국에서 가장 ‘젊은 선거구’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화성 동탄 지역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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