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출신..서울 영등포갑에서 내리 3선
선거 주요전략지이자 스윙스테이트 중 한 곳
金 영입으로 외연 확장 기회 얻은 집권 여당
한동훈 “다양한 생각 가진 이들 모여야 유능”

오는 4·10 총선은 윤석열 정부 임기 중반에 이뤄지는 만큼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지닌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곧바로 레임덕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경우 정국 주도권을 확보해 차기 정권 재창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이에 여야 모두 총선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 특히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도 이번 선거는 명운이 달린 만큼 치열하고 뜨거운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빅텐트 구성에 성공한 제3지대 세력들도 거대 양당 체제를 비판하며 표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총선 승기를 잡기 위한 여의도의 셈범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지는 가운데 <공공뉴스>는 여야의 총선 전략 및 관전포인트를 짚어보기로 한다. <편집자註>

더불어민주당의 하위 평가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오른쪽)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더불어민주당의 하위 평가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오른쪽)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를 통보받은 이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4선·서울 영등포구갑)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김 부의장의 영등포갑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해당 지역 판세가 크게 요동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민의힘은 영등포갑 출마자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영등포갑은 22대 총선에서 서울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한강 벨트’ 지역구 중 한 곳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이 수도권 선거의 핵심 지역인 한강 벨트 수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김 부의장 영입을 통해 한강 벨트 탈환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 4선 중진 김영주, 민주당→국힘 당적 변경

국민의힘 지도부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김 부의장 입당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 부의장이 입당원서를 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그에게 당의 상징인 빨간색 국민의힘 점퍼를 직접 입혀줬다.

한 비대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김 부의장을 국민의힘에 모시게 돼 기쁘고, 너무 환영한다”며 “김 부의장은 상식의 정치인이고, 늘 합리성을 기준으로 삼아 정치해오신 큰 정치인”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이들이 모여야 더 강해지고, 더 유능해질 수 있는 정당”이라며 “김 부의장이 저희와 함께하시게 됐기에 저희가 더 강해지고 유능해지고 국민에게 더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김 부의장은 이상민 의원(5선·대전 유성을)에 이어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두 번째 현역 의원이 됐다. 

앞서 김 부의장은 지난달 민주당으로부터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를 통보받자 “모멸감을 느낀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후 김 부의장은 지난 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만나 국민의힘 입당을 논의했다.

김 부의장은 이틀 뒤인 전날(3일) SNS를 통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1일 한 비대위원장은 저에게 ‘진영논리에 매몰돼 있는 여의도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는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민의힘에 입당해 함께 정치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저 또한 그동안 진영논리보다는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 빈곤아동 등 소외계층 문제의 해결, 국민의 생활환경 개선 등 이른바 ‘생활 정치’를 위한 의정활동을 주로 해왔기에,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해 여의도 정치를 바꿔 보자는 한 위원장의 주장에 십분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에 한 위원장의 제안을 수락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하기로 한 것”이라며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국힘, 金 영입으로 외연 확장 기회 얻어

한국노총 전국금융노조 상임부위원장을 지낸 김 부의장은 노무현 정부때인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첫 입성한 뒤, 서울 영등포갑에서 내리 3선을 지냈다. 

2017년에는 문재인 정부 첫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됐으며, 2021년 정세균 대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등 정세균계 좌장격 의원으로도 꼽힌다. 2022년에는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으로 선출됐다.

현재 민주당은 김 부의장의 지역구인 영등포갑에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을 단수공천한 상황. 국민의힘은 공천자를 아직 결정하지 않고 비워뒀다. 현재로서는 김 부의장의 영등포갑 출마가 유력하다.

주말 사이 김 부의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제기되자 영등포갑 출마를 준비하던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김기남 국민의힘 영등포갑 예비후보는 이달 2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성명을 통해 “일방적인 사천으로 김영주 의원을 공천한다면, 저도 국민의힘 탈당은 물론 김 의원 낙선운동에 일조하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반면 하종대 국민의힘 영등포갑 예비후보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흔쾌히 수용하고 돕는 게 당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선당후사의 뜻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 부의장의 국민의힘 입당으로 영등포갑 판세가 크게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등포갑은 영등포본동, 영등포동, 당산1·2동, 도림동, 문래동, 양평1·2동, 신길3동을 포함하는 원도심 위주의 지역구다.

17·18대 총선에서는 고진화·전여옥 전 의원 등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연이어 당선됐지만, 19~21대 총선에서는 김 부의장이 해당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지낸 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서 험지로 꼽히는 곳이다. 김 부의장 영입으로 여당은 외연 확장의 기회를 얻은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용비리 논란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용비리 논란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 국힘 ‘한강 벨트 탈환’에도 힘 실렸다

아울러 영등포갑은 서울의 주요 전략지이자 한강과 맞닿은 지역구인 ‘한강 벨트’ 중 한 곳이기도 하다.

한강 벨트는 지리적으로 서울의 중심이자 역대 선거에서 표심의 향방을 예측하기 힘든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다.

21대 총선에서는 한강 벨트 지역 12곳(중·성동갑, 중·성동을, 광진갑, 광진을, 용산, 마포갑, 마포을, 영등포갑, 영등포을, 동작갑, 동작을, 강동갑) 중 11곳을 민주당이 차지했지만, 20대 대선에서는 판세가 뒤바뀌었다.

김 부의장 영입으로 국민의힘의 ‘한강 벨트 탈환’ 전략에 힘이 실리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김 부의장이 민주당을 떠나 국민의힘을 선택한 것에 대한 유권자의 반감이 클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김 부의장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을 선택한 이유는 그쪽과 더 가깝기 때문인가’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많은 고민을 했고, 저를 뽑아준 분들이 영등포갑 지역 주민들이기 때문에 일주일동안 많은 주민들과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제가 영등포갑에 출마를 하면,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하겠다는 것을 영등포갑 주민들께서 판단해서 선택해 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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