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결과 선거구 8곳 중 광산을 제외 물갈이
대선패배 책임 현역 의원에 묻는 민심 반영돼
‘탈당’ 이낙연 vs ‘친명’ 민형배, 전국적 관심사
호남 기반 선전하는 조국혁신당 지지율 이목

오는 4·10 총선은 윤석열 정부 임기 중반에 이뤄지는 만큼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지닌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곧바로 레임덕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경우 정국 주도권을 확보해 차기 정권 재창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이에 여야 모두 총선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 특히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도 이번 선거는 명운이 달린 만큼 치열하고 뜨거운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합종연횡을 펼치고 있는 제3지대 세력도 거대양당 체제를 비판하며 표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총선 승기를 잡기 위한 여의도의 셈범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지는 가운데 <공공뉴스>는 여야의 총선 전략 및 관전포인트를 짚어보기로 한다. <편집자註>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5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취재진 앞세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5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취재진 앞세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주의 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민주당 경선 결과, 광주 선거구 8곳에서 광산을을 제외하고 대거 물갈이가 이뤄진 까닭이다. 

민주당의 이같은 ‘텃밭 갈아엎기’는 20대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현역 의원에게 묻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제대로 바로잡지 못하는 정치력에 대한 심판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민주당의 대안세력을 자처하는 도전자들이 광주에 출사표를 던지는 변수가 발생했다.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인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광주 광산을에 도전장을 내며 해당 지역은 전국적 관심 선거구로 부상했다. ‘검찰독재 조기 종식’을 기치로 내건 조국혁신당 역시 광주 유권자들을 흔들고 있다.

◆ 민주당 광주 경선 ‘물갈이 쓰나미’

15일 정가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은 텃밭인 광주의 8개 선거구에 대한 후보 경선을 마무리했다. 8개 선거구 중 초선인 민형배 의원의 지역구인 광산을과 서구을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현역이 패했다. 

구체적으로는 송갑석(재선·서구갑), 조오섭(초선·북갑), 이형석(초선·북을), 윤영덕(초선·동남갑), 이병훈(초선·동남을), 이용빈(초선·광산갑) 등 6명의 현역 의원들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양향자(서구을)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해 개혁신당에 입당한 뒤 경기 용인갑 출마를 선언한 까닭에 결과론적으로 해당 지역구도 물갈이가 됐다. 

조직관리와 인지도 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현역 의원들의 패배는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왔다. 

이같은 경선 결과와 관련해 20대 대선 패배, 정부 견제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현역 심판’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권리당원(50%), 일반시민(50%) 여론조사로 진행되는 국민참여경선에서 현역 의원들이 대거 패배한 것은 민주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지역 여론이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또한 정진욱 당 대표 정무특보(동남갑), 양부남 민주당 법률위원장(광주 서을), 박균택 당 대표 법률특보(광산갑) 등 광주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 다수가 친명(친이재명)계라는 점을 놓고 지역 민심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역 의원들 중 강성 친명계인 민 의원만 본선에 올랐다는 사실 역시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대대적인 물갈이로 인해 호남 출신 중진을 대거 육성하지 못하게 됐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왼쪽부터) 광주 광산을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광주 광산을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 이낙연 vs 민형배, 광산을에 쏠린 눈

이같은 흐름 속에서 민주당의 대안세력을 자처하는 도전자들이 출사표를 낸 지역구에 이목이 쏠린다. 

‘진짜 민주당’을 표방한 새로운미래의 이 공동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광주 광산을이 대표적이다. 그는 당초 광주 서구을 출마도 검토했으나 친명계인 민 의원을 정조준하기 위해 광산을에 출마한 것으로 풀이된다.

광산을 총선 결과에 따라 민 의원과 이 공동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재선에 도전하는 민 의원의 경우, 전남에서 4선 의원과 전남도지사까지 지낸 이 공동대표를 꺾는다면 정치적 체급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공동대표는 민주당을 탈당한 뒤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함께 ‘제3지대 빅텐트’를 꾸렸지만, 출범 열흘 만에 내홍을 겪으며 통합 합의를 파기했다. 이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영입에도 실패하며 다소 수세에 몰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 공동대표가 광산을 출마를 선언한 것은 친명계와의 대결구도를 형성해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광산을 유권자들이 이 공동대표의 손을 들어줄 경우, 새로운미래는 ‘노무현·김대중 정신을 이어받은 진짜 민주당 세력’이라는 입지를 다지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이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 지지율은 광주/전라에서 1%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갤럽 3월2주차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이처럼 저조한 지지세에도 불구하고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이 공동대표의 광주·전남 득표율(47.12%)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득표율(46.95%)을 근소한 차이로 누른 점 등을 근거로 이번 총선에서도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민 의원이 전격적인 물갈이가 이뤄진 광주에서 유일하게 공천장을 거머쥔 현역 의원이라는 점, 21대 총선 당시 전국 최다득표율(84%)을 얻은 의원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공동대표의 도전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 탈당에 따른 반발 여론 역시 이 공동대표에게는 부담이다.

첨단지구가 속해있는 광산을은 광주에서 젊은 층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으로 꼽힌다. 그만큼 2030 표심을 얻기 위한 두 후보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지난 14일 광주 동구 충장로를 찾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4일 광주 동구 충장로를 찾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

◆ 조국혁신당 ‘호남 바람몰이’

제3지대 신당이 광주 지역 비례대표 투표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역시 관심사 중 하나다. 특히 호남을 기반으로 선전하는 조국혁신당의 비례정당 득표율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3월2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의 광주/전라 지역 지지율은 12%를 기록했다.

또한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어느 정당을 선택할지 물은 결과, 광주/전라 지역의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25%에 달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야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39%였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조국혁신당이 호남에서 흥행하는 원인으로는 선명한 대정부 투쟁 기조가 꼽힌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날(14일) 광주를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는 전두환의 후예”라고 날을 세웠다. 

이번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이 높은 정당득표율을 올릴 경우 더불어민주연합의 득표율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모든 여론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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