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曺, 회담 갖고 윤석열 정부 심판에 ‘한뜻’
지역구·비례대표 연대 등 구체적 논의 없어
지지층 겹쳐..더불어민주연합 득표율에 영향
연대 시 리스크 무시 못해..李 고심 깊어질 듯

오는 4·10 총선은 윤석열 정부 임기 중반에 이뤄지는 만큼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지닌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곧바로 레임덕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경우 정국 주도권을 확보해 차기 정권 재창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이에 여야 모두 총선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 특히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도 이번 선거는 명운이 달린 만큼 치열하고 뜨거운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빅텐트 구성에 성공한 제3지대 세력들도 거대 양당 체제를 비판하며 표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총선 승기를 잡기 위한 여의도의 셈범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지는 가운데 <공공뉴스>는 여야의 총선 전략 및 관전포인트를 짚어보기로 한다. <편집자註>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오른쪽)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오른쪽)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4·10총선이 3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신당’이라는 고차방정식에 직면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그간 민주당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지만, 그러나 민주당은 중도층 이탈을 우려해 이에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최근 조국혁신당이 지지율 측면에서 선전하며 민주당이 향후 지역구 또는 비례대표 선거 연대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조 대표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은 만큼 연대로 인한 리스크 역시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조국, 이재명 예방..윤석열 정부 심판 ‘한뜻’

조 대표는 5일 오전 취임 인사차 국회 본청 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을 찾아 이 대표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총선 승리를 통한 윤석열 정부 심판에 뜻을 모았다.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정권과 검찰독재 조기종식을 위해 가장 앞장서서 싸울 것”이라며 “4월 총선은 범민주진보진영 승리를 위해 협력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현재 대한민국의 질곡을 함께 헤쳐나갈 동지”라며 “민주당이 의지는 있지만 조심해야 하는 캠페인을 담대하게 전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넓은 중원으로 나가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에 실망한 중도표와 합리적 보수표까지 끌어오고 전국의 지역구에 일대일 구도를 형성해 승리하길 빈다”며 “이렇게 연대하고 협력해야 우리는 4월 총선에서 윤석열의 강, 검찰독재의 강을 건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윤석열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정치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동일하다.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종식하고, 심판하고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정치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중에 조국혁신당이 함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모두가 단결하고 하나의 전선에 모여서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끝내는 국민적 과제에 함께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와 조 대표는 비공개 면담에서 양당의 연대와 협력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조국혁신당 신임 대표가 지난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창당대회’에서 당대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국 조국혁신당 신임 대표가 지난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창당대회’에서 당대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李-曺, 비공개 면담서 연대 논의

비공개 회동 이후 취재진을 만난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에 따르면, 두 사람은 “현재 윤 정부가 취임한 지 2년도 안됐지만 경제, 민생, 외교, 안보, 한반도 평화 모든 분야에서 퇴행을 거듭하고 있고 민주주의 퇴행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22대 총선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승리가 절실하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이 대표는 “같이 승리해야지요”라고 말했고, 조 대표는 “망치선이 앞장서고 본진이 적선을 포위해서 승리했던 학익진처럼 같이 협력하자”고 화답했다고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전했다.

다만, 이 자리에선 지역구나 비례대표 선거 연대 등의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변인은 ‘총선 후 원내 진입 시 합당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 “일단 오늘은 전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조 대표는 그간 민주당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바 있다. 조 대표는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도 연대의 의지를 드러냈다.

조 대표는 “민주당은 민주당이 할 일이 있고, 조국혁신당은 조국혁신당의 할 일이 있지만 목표가 동일하기 때문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연대하고 손 잡고 가야 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 대표는 ‘조국 혁신당이 민주당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엔 “지금 세력으로 봐서 어찌 대안이 되겠느냐. 민주당은 170석의 정당이고, 저희는 이제 신생 정당”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 저희는 10석이 목표”라며 “민주당을 대체할 수 있는 현재의 저희 역량은 그렇지 못하다”고 못박았다. 

자녀 입시비리 및 청와대 감찰무마 등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녀 입시비리 및 청와대 감찰무마 등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조국 신당, 지지율 선전..연대 시 리스크↑

이와 같이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의 대안은 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러나 범야권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 득표율에는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조국 신당의 지지층이 겹치는 까닭이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달 25~27일 전국 유권자 3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 투표에서는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느냐’는 물음에 ‘조국 신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9%를 기록했다. 

특히 40대의 15%, 50대의 17%는 조국혁신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호남 지역(14%)에서도 상대적으로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높았다(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8%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또한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들 중에서 조국 신당 비례대표를 뽑겠다고 답한 비율은 18%에 달했다.

이처럼 조국혁신당이 지지율 측면에서 선전하는 가운데 정가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결국 조국 신당과 연대를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하지만 조 대표가 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만큼 연대할 경우 정치적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조국 신당과 연대할 경우 도덕성 문제를 겨냥한 여권의 공세가 거세질 것이란 관측 속에서 이 대표의 고심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