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벨트’ 중 한 곳..판세예측 힘든 스윙 스테이트
與, 윤희숙 공천..임종석, 친명 반발에도 출마 고수
공관위, 任에 송파갑 출마 타진했으나 사실상 거부
野 내홍 속 任 배제시 비명계 불만 임계치 달할듯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서울 중구·성동구갑 선거구 공천 문제가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해당 지역에 출사표를 냈지만, 당내 친명계(친이재명계)에서는 임 전 실장을 이 지역구에 공천하는 데 부정적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민주당이 친문계(친문재인계) 핵심으로 꼽히는 임 전 실장을 공천에서 배제할 경우 당의 계파 갈등이 임계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중·성동갑 공천과 관련된 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22대 총선에서 서울 중구·성동구갑 출마를 선언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뉴시스>
22대 총선에서 서울 중구·성동구갑 출마를 선언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뉴시스>

◆ 중·성동갑, 野 계파 갈등 뇌관된 까닭

26일 민주당 내 친문계에서는 임 전 실장을 공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까지 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임 전 실장의 거취와 관련해 “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천을 줘야 된다 말아야 한다 공개적으로 의견을 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의 상황으로서는 공천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한다”며 “지역구를 등록하기 전에 당의 의중을 임종석 실장이 물었지 않았느냐. 그러나 그 시기를 지금 놓쳐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성동갑은 제 옆 지역구이기 때문에 기류를 제가 잘 알고 있는데 상당히 어렵다”며 “지금이라도 빨리 공천을 함으로 인해서 이 문제를 일단락 시켜야 된다”고 촉구했다. 

고 최고위원은 또 전날(25일) 밤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임 전 실장의 거취와 관련해선 “얘기조차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성동갑은 마포·동작·용산·성동·광진 등 한강에 맞닿은 지역구인 ‘한강 벨트’ 지역구 중 한 곳이다. 지리적으로 서울의 중심이지만, 선거 때마다 판세를 예측하기 힘든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로 꼽힌다

22대 총선의 격전지로 꼽히는 한강벨트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표를 쓸어갔지만, 2022년 20대 대선에서는 대부분 윤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소위 ‘마용성(마포·용산·성동)’으로 불리는 지역에는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며 보수세가 강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당 지역구 중에서도 특히 중·성동갑에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계파 갈등의 뇌관으로 부상한 임 전 실장이 출마를 고수하고 있는 지역인 까닭이다.

국민의힘은 ‘경제통’으로 꼽히는 윤희숙 전 의원을 이 지역구에 단수공천하기로 했지만, 민주당은 현재까지 중·성동갑 공천 문제를 결론내지 못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회동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任 공천 배제될 시 비명계 불만 폭발할 듯

임 전 실장은 지난달 11일 “성동구는 제가 정치를 시작한 곳이고 저를 키워주신 곳”이라며 중·성동갑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16·17대 총선에서 해당 지역구에서 승리해 재선 의원을 지낸 바 있다. 

이 지역구의 현역 의원이자 내리 3선(19·20·21대)을 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022년 “책임 정치를 하겠다”며 서울 서초을 지역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민주당은 1월15일 중·성동갑을 포함한 17개 선거구를 전략선거구로 지정해 공표했다. 이에 따라 임 전 실장은 경선 참여 여부조차 불투명해졌다. 

이후 친명계에서는 임 전 실장의 총선 불출마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윤용조 전 당대표 부국장은 19일 입장문을 내고 “오늘 경기도 용인에서 3선을 한 김민기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 노영민, 임종석, 이인영 세 분의 용단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역시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석고대죄해야 할 문재인 정부의 두 비서실장이 총선에 나온다”며 임 전 실장과 노영민 전 비서실장의 불출마를 요구했다. 

하지만 친문계에서 이 같은 기류에 대한 반발이 이어졌으며,  정가에서는 임 전 실장의 공천 문제가 민주당 계파 갈등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얼마 전 임 전 실장에게 송파갑 출마를 타진했으나, 임 전 실장은 사실상 거부의 뜻을 전한 상황.

또한 이 대표의 정치적 멘토인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최근 이 대표에게 임 전 실장의 중·성동갑 공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민주당은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에 비명계(비이재명계)가 대거 포함되고, 경선 여론조사 업체의 불공정성 논란까지 불거지는 등 공천 문제로 극심한 내홍을 앓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임 전 실장의 공천마처 배제될 경우 비명계의 불만이 임계치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중·성동갑 공천 문제는 민주당의 최대 난제로 부상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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