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경선서 與 현역 대거 생환..교체율 36%
‘국민 추천제’ 진행하자 ‘낙하산 공천’ 반발 나와
경쟁력 있는 야권 후보 없어..‘무소속 출마’ 변수
친박 최경환, 도태우 후보 선전 여부에 쏠린 관심

오는 4·10 총선은 윤석열 정부 임기 중반에 이뤄지는 만큼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지닌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곧바로 레임덕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경우 정국 주도권을 확보해 차기 정권 재창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이에 여야 모두 총선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 특히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도 이번 선거는 명운이 달린 만큼 치열하고 뜨거운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합종연횡을 펼치고 있는 제3지대 세력도 거대양당 체제를 비판하며 표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총선 승기를 잡기 위한 여의도의 셈범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지는 가운데 <공공뉴스>는 여야의 총선 전략 및 관전포인트를 짚어보기로 한다. <편집자註>

(왼쪽부터) 경북 경산시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대구 중남구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도태우 변호사.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경북 경산시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대구 중남구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도태우 변호사.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이번 총선에서 대구·경북(TK) 지역 선거구 25곳 석권을 목표로 하는 국민의힘이 친박계 정치인들의 무소속 출마라는 변수에 직면했다.

이번 국민의힘 TK 경선에서는 현역 의원들이 대거 생환하며 ‘조용한 선거’가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왔지만, 그러나 여당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변호사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대구 중·남구가 들썩이고 있다.

도 변호사는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힌 이후 정치후원금 한도액 1억5000만원을 초과해 달성했다.

또한 경북 경산시에서는 친박 좌장으로 불렸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무소속으로 나와 국민의힘 후보보다 월등히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상황이다.

◆ 국힘 TK 현역 교체율, 역대 최저인 36%

20일 기준 국민의힘은 보수의 심장인 대구 12곳, 경북 13곳 등 TK 지역 선거구 25곳에 모두 공천을 완료했다. 

대구의 경우 중남구에는 당초 2차례의 경선을 통해 도 변호사의 공천이 확정됐지만, 5·18 폄훼 논란 등으로 인해 결국 공천이 취소됐다. 국민의힘은 이 지역구에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을 전략 공천했다. 

이어 ▲동구군위군갑에는 최은석 전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동구군위군을에는 초선의 강대식 의원 ▲서구에는 3선인 김상훈 의원 ▲북구갑에 우재준 변호사 ▲북구을에는 초선인 김승수 의원 ▲수성구갑에는 5선 주호영 의원 ▲수성구을에는 초선인 이인선 의원 ▲달서구갑에는 유영하 변호사 ▲달서구을에는 3선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달서구병에는 권영진 전 대구시장 ▲달성군에는 재선인 추경호 의원 등이 공천됐다. 

경북에서는 ▲포항시북구에 재선의 김정재 의원 ▲포항시남구울릉군에 이상휘 전 대통령실 춘추관장 ▲경주시에 재선 김석기 의원 ▲김천시에 재선 송언석 의원 ▲안동시예천군에 초선인 김형동 의원 ▲구미시갑에 초선 구자근 의원 ▲구미시을에 강명구 전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이 본선에 올랐다. 

또한 ▲경산시에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 ▲영천시청도군에 재선의 이만희 의원 ▲상주시문경시에 재선 임이자 의원 ▲고령군성주군칠곡군에 초선 정희용 의원 ▲영주시영양군봉화군에 임종득 전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제2차장 ▲의성군청송군영덕군울진군에 재선의 박형수 의원 등이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이번 TK지역 현역 교체율은 역대 최저인 36%로 집계됐다. 21대 총선에서의 TK 현역 교체율인 64%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대구에서는 12곳의 지역구 중 7곳의 현역 의원이, 경북에서는 13곳 중 9곳의 현역 의원이 생존했다. 그나마 TK에서 현역 교체가 이뤄진 9곳도 쇄신 공천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당이 ‘국민 추천제’로 공천을 진행한 대구 동·군위군갑과 북구갑에서는 ‘낙하산 공천’이 이뤄졌다는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 북구 노원동 일대에는 ‘무늬만 국민추천, 실상은 밀실공천’ 등의 항의성 현수막이 나붙었다. 

 대구 중·남구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도태우 변호사가 지난 17일  
대구 중·남구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도태우 변호사는 지난 17일 정치후원금 한도액 1억5000만원을 초과해 달성했다. <사진=도 변호사 SNS 화면 갈무리>

◆ TK, ‘조용한 선거’ 될 뻔 했지만 변수 급부상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대거 생환하고, 야권에서도 눈에 띄는 후보가 출마하지 않으며 이번 TK 선거는 역대급으로 ‘심심한 선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이른바 ‘진박 공천’ ‘옥새 들고 나르샤’로 요약되는 당내 공천 파동을 겪었고, 이로 인해 유승민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이 대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금배지를 가슴에 달았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 수성갑에서 김문수 새누리당 당시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누르고 당선되는 이변도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 TK 총선에서는 당시의 김 전 총리처럼 경쟁력이 있는 야권 후보가 자취를 감췄다는 평이다. 대구 출마론이 돌았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경기도 화성을에 출사표를 냈다.

이같은 상황에서 친박계 정치인들의 무소속 출마가 TK 지역 최대 변수로 급부상했다. 

우선 경북 경산시에서는 친박 좌장으로 불렸던 최 전 부총리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최 전 부총리는 해당 지역구에서 17~20대 내리 4선 의원을 지낸 바 있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이달 11일부터 12일까지 경북 경산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 100% 방식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 후보는 국민의힘 소속 조지연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최 후보는 42%, 조 후보는 32%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10%p의 격차를 보였다. 민주당은 해당 지역구에 출마할 후보자를 찾지 못했다. (* 응답률 12.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4.4%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허소 대구 중남구 후보와 ‘후보자 추천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허소 대구 중남구 후보와 ‘후보자 추천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대구 중남구, 허소 vs 김기웅 vs 도태우 3파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도 변호사는 ‘5·18 폄훼’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되자 이달 16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도 변호사는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힌 이후 정치후원금 한도액 1억5000만원을 초과해 달성했다. 소액 후원자들의 후원이 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의 결정에 대한 지역 유권자들의 반발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도 변호사는 오는 21일 오후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에 따라 대구 중남구에서는 허소 민주당 후보, 국민의힘 후보인 김기웅 전 차관, 도 변호사의 3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차관의 경우 해당 지역민들에게 생소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차관은 대구 북구에 위치한 성광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지역활동 이력이 없다는 것.

이같은 분위기에 도 변호사가 여당 후보를 제치고 금배지를 거머쥘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

공천을 둘러싼 국민의힘 당내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보수 텃밭에서 국민의힘 후보와 유력 무소속 후보의 치열한 집안싸움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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