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잡음 최소화 무음공천..감동없단 지적도
민주당, 비명계 하위 20% 통보에 파열음 분출
이재명, 사퇴론 일축 “불평 생긴 것 당연한 일”
공천 작업 대조 속 NBS 국힘 39%, 민주 31%

오는 4·10 총선은 윤석열 정부 임기 중반에 이뤄지는 만큼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지닌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곧바로 레임덕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경우 정국 주도권을 확보해 차기 정권 재창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이에 여야 모두 총선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 특히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도 이번 선거는 명운이 달린 만큼 치열하고 뜨거운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빅텐트 구성에 성공한 제3지대 세력들도 거대 양당 체제를 비판하며 표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총선 승기를 잡기 위한 여의도의 셈범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지는 가운데 <공공뉴스>는 여야의 총선 전략 및 관전포인트를 짚어보기로 한다. <편집자註>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22대 총선 공천 과정을 놓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잡음을 최소화해 안정적인 공천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반해 민주당에서는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 통보를 받은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의 반발이 연일 이어지며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까지 회자된다.

이처럼 대비되는 양당의 공천 작업은 정당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 

◆ 국힘, 현역 반발 최소화 ‘무음공천’

22일 기준 국민의힘은 253개 지역구 중 70%가 넘는 184곳의 단수·경선 후보 명단을 확정했다. 

이 중 컷오프(공천배제) 된 지역구 현역 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컷오프 된 현역 의원은 비례대표인 서정숙·최영희 의원 2명 뿐이다. 

이에 국민의힘이 현역 의원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무음 공천’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파열음이 적지만 감동과 혁신도 없는 공천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반면 민주당의 경우 비명계 의원들이 연이어 하위 20% 통보를 받아 파열음이 이어졌다. 현재까지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고 공개한 의원은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김한정, 박영순, 박용진, 송갑석, 윤영찬 의원 등 6명이다. 모두 비명계로 분류된다. 

박용진 의원은 재심을 신청했지만 하루 만에 기각당하자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공관위가 오후 2시에 열리는 것으로 아는데 논의도 되기 전에 재심 신청 결과가 나온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불만을 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이란 자산을 위해서는 관련 자료, 평가위원들의 각 평가점수들이 모두 공개되고 어떤 기준에 의한 것인지 명확히 밝혀져야 하고, 신청자에게 소명의 기회도 보장돼야 한다”며 “그러나 그런 소통은 전혀 없었다. 이는 당규 위반”이라고 각을 세웠다.

이에 더해 전날(21일) 밤 발표된 민주당의 첫 경선 결과에서 호남·제주 현역 의원 5명이 무더기 탈락하며 공천 반발이 확산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공천관리위원회 제9차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공천관리위원회 제9차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민주당 공천은 파열음..이재명, 사퇴론 일축

민주당의 1차 경선 지역 결과 발표에 따르면, 광주 동남갑에서는 친명계로 분류되는 정진욱 당대표 정무특보가 윤영덕 의원을 이겼다.

이어 광주 북갑에서는 이재명 대선캠프에서 ‘광주광역시당 대전환 선대위 조직본부장’을 맡았던 정준호 후보가 조오섭 의원을 꺾고 본선에 올랐다.

광주 북을에서는 이형석 의원이 이재명 대선캠프에서 ‘광주사회혁신추진단장’을 역임한 전진숙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마찬가지로 이재명 대선캠프에서 ‘제주혁신총괄특보단장’으로 활동했던 문대림 후보는 제주갑에서 송재호 의원을 누르고 본선을 치르게 됐다. 

이처럼 호남에서 공천권을 얻어낸 후보들 대다수가 친명계로 분류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민주당의 내홍이 격화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 원로들이 공천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 등 잡음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직접 나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으로부터 ‘현역 의원을 제외한 정체불명의 여론조사 때문에 대표직을 사퇴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는 질문을 받자  “툭하면 사퇴하라는 소리를 하는 분들이 계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가 바뀔 것”이라며 자신을 향한 사퇴론을 일축했다.

또한 이 대표는 최근 불거진 당의 공천 논란에 대해 “민주당은 시스템에 따라서 합리적 기준으로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골라내는 중”이라며 “언제나 경쟁 과정에서는 본인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이 일치하지 않기에 불평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 점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 과정을 거쳐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국민께서 원하는 유능하고 청렴하고 국민 뜻 존중하는 후보들을 공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다”고 부연했다.

2월4주차 전국지표조사(NBS) 정당지지율. <자료제공=전국지표조사>

◆ 정당 지지율, 국힘 39%·민주당 31%

이같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이목이 쏠린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이달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 39%, 민주당은 31%를 기록했다. 

양당 지지율 간 격차는 8%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p) 밖이었다. 해당 기관의 1월4주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단 3%p 앞섰지만, 2월2주 조사에서는 7%p 앞섰으며 이번 조사에서 그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 모든 여론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전화면접조사 방식, 자세한 조사 개요·결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러한 추세는 양당의 공천 작업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최소화된 국민의힘 공천이 민주당과 대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공천의 경우 보수 텃밭인 서울 강남 및 영남권 일부 지역 발표가 남아있고, 컷오프 대상자인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 역시 앞두고 있는 만큼 향후 마찰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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