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영남권 공천 과정서 갈등 불거질 듯
임종석 거취, 민주당 내홍 분수령 될 전망
한동훈·이재명, 공천 갈등 최소화 숙제로

오는 4·10 총선은 윤석열 정부 임기 중반에 이뤄지는 만큼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지닌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곧바로 레임덕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경우 정국 주도권을 확보해 차기 정권 재창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이에 여야 모두 총선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 특히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도 이번 선거는 명운이 달린 만큼 치열하고 뜨거운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빅텐트 구성에 성공한 제3지대 세력들도 거대 양당 체제를 비판하며 표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총선 승기를 잡기 위한 여의도의 셈범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지는 가운데 <공공뉴스>는 여야의 총선 전략 및 관전포인트를 짚어보기로 한다. <편집자註>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22대 총선을 위한 공천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모두 ‘공정한 공천’을 내세우며 인적 쇄신의 신호탄을 쏘아올렸지만, 갈등은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여야 모두 공천과 관련된 잡음을 최소화하는 것이 이번 총선 승리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김성태 전 의원이 공천 부적격 판정을 받고 강하게 반발했지만 한 비대위원장의 시스템 공천 존중 요청 이후 입장을 선회해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큰 고비는 넘겼지만, 향후 보수 강세 지역인 영남권 공천 과정에서 갈등이 재차 불거질 것이란 우려는 여전하다.

민주당의 경우 이 대표가 ‘인적 쇄신’ 의지를 내비치며 일부 전·현직 중진 의원들에게 불출마를 권유했지만, 그러나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향후 공천 갈등의 정점에 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거취가 민주당 내홍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韓 최대 과제, 영남권 공천 잡음 관리

15일 국민의힘 내부는 당의 공천 심사에 반발했던 김 전 의원의 문제로 여전히 시끄럽다. 앞서 지난 7일 서울 강서을에 공천을 신청한 김 전 의원이 공천 부적격 판정을 받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터져나온 첫 마찰음이었다.

당시 김 전 의원은 당내 친윤(친윤석열) 인사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대통령 측근을 자처하는 인사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공천 구도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전날(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심사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당의 공천 과정을 존중해달라고 요청한 지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한 것.

같은 날 이뤄진 국민의힘 첫 단수공천 발표에서 대통령실 출신 인사가 포함되지 않은 점도 이목을 끌었다. 이른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공천 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영남권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거세게 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권의 ‘텃밭’으로 꼽히는 영남 지역구에 대통령실 또는 부처 장·차관 출신들이 몰린 까닭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서울 출마로 빈 집이 된 부산 해운대갑에는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이 공천을 신청했다. 

불출마 선언을 한 황보승희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에는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 지역구 공천 면접은 오는 16일(세종·대전·경남·경북)과 17일(강원·울산·부산·대구) 진행된다. 한 비대위원장이 영남권 공천과 관련된 잡음 관리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뉴시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뉴시스>

◆ 임종석 거취, 민주당 내홍 분수령

한편, 민주당의 경우 최근 이 대표가 ‘인적 쇄신’ 의지를 거듭 드러내며 직접 ‘교통정리’에 나섰지만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인재근 민주당 의원(3선·서울 도봉갑)과 경기 광주을 출마를 선언한 문학진 전 의원 등에게 사실상 불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 의원은 14일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문 전 의원은 같은 날 불출마 요청에 강하게 반발했다. 

문 전 의원은 SNS에 글을 올려 자신이 지난달 27일 이 대표로부터 직접 불출마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문 전 의원은 이 대표가 불출마를 요구하며 근거로 든 ‘후보적합도 조사’ 결과가 이 대표의 비선 조직인 ‘경기도팀’에 의해 조작된 수치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문 전 의원은 “‘친위부대’를 꽂으려다 보니 비선에서 무리수를 둔 것이고, 누가 보아도 납득할 수 없는 수치를 조작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이 대표는 같은 날 소상공인 정책간담회 뒤 취재진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자 “당의 공식 조사 결과”라며 문 전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한 비대위원장은 당사에서 기자들에게 “(이 대표가) 당의 공천을 대장동 다루듯 하는 것 같다”며 “이름도 모르는 경기도 출신의 측근 인사를 내리꽂기 위해 사람들을 제친다”고 공세를 펼쳤다.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임 전 실장의 거취 역시 이 대표가 풀어야 할 난제 중 하나다. 임 전 실장이 공천에서 배제될 경우 친문(친문재인)계가 크게 반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민주당은 선거구 24곳에 대한 3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서울 광진을에 단수공천됐지만, 서울 중·성동갑은 이날 발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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